올 하반기엔 얼마나 많은 '대졸 일자리'가 나올까.
내수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유가상승, 중국쇼크 등 외생적 요인도 결코 좋지만은 않아 고용시장 침체가 또다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수출실적이 여전히 좋은 데다 하반기엔 내수도 살아날 것이란 예상이 있어 '고용시장 맑음'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경우도 연봉수준이 비교적 괜찮은 자동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하반기 대규모 공채계획이 예정돼 있다.
◇전체 고용전망
취업정보전문업체들의 예상은 엇갈리고 있다.
취업정보전문업체 헬로잡은 지난달말 내놓은 자료를 통해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적 전망 등의 영향으로 주요 대기업의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헬로잡은 최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94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공채인원을 조사한 결과 24개 기업이 5천70명을 선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실적(65개사 7천963명)에 비해 36.3% 감소한 수치.
이런 반면 취업정보전문업체 인크루트는 이달 452개 상장.등록사를 대상으로 올 하반기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162개사(35.8%)가 1만4천708명의 신규 채용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어난 것이라고 인크루트는 집계했다.
또 '채용계획이 없다'가 67개사(14.8%)에 그친 반면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가 223개사(49.3%)에 달해, 하반기의 실제 채용 규모는 이번 조사 결과보다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만 2천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며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500명 늘어난 1천500명을 뽑을 예정이다.
또 하이닉스반도체 400명, KT 240명, 금호그룹 300명, LGCNS 300명, 아웃백스테이크 300명, 우리은행 200명, 대우일렉트로닉스 150명 등의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인크루트는 말했다.
◇업종별 전망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전기.전자에서 조사 대상 43개사 중 23개사가 작년 같은 기간(3천860명)보다 41.2% 많은 5천451명을 채용하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하반기 전체 채용 예상인원의 37.1%를 차지하는 것이다.
전자.전기업종이 하반기 고용을 주도하는 셈.
조선.자동차.기계.철강의 채용 예상 인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많은 1천875명에 이르러 전기전자와 함께 하반기 채용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밖에 제조(875명), 정보통신(727명) 등도 작년보다는 채용 인원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인크루트는 내수 불황에다 '불량만두 파동'을 겪고 있는 식품.음료.외식 업종에서는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가량이 아직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예상 채용 인원도 1천64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천848명)보다 11.3% 적게 나타났다.
식음료 업종과 관견, 헬로잡 조사에서는 사업확장이나 영업인원을 확대하는 롯데칠성음료(1천명), 아워홈(150명), 스타벅스(120명), 동원엔터프라이즈(70명), 빙그레(70명) 등이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공채는 얼마나?
취업전문가들은 대졸공채가 이뤄지더라도 상당수가 경력직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취업자들의 실제 취업문은 넓지않다는 것.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일반화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정보전문업체 잡링크와 함께 지난 2000∼2003년의 기업 채용패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경력사원 채용인원이 63.5%로 신입사원 채용(36.5%)의 2배에 가까웠다.
채용방법에서도 정기공채(42.2%)보다는 수시채용(57.8%) 비율이 훨씬 높았다.
현장 상황을 이해하는 경력형 인재 선호도가 높아지는 데다 인적자원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잡링크가 최근 직장인 1천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8.3%(714명)가 이직 경험이 있으며 이 중 48.3%(345명)는 근무연수가 2년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직장의 근무 기간은 3, 4년이 32.4%(231명)로 가장 많았지만 1년 미만은 30.5%(218명), 1, 2년은 17.8%(127명)로 절반에 가까운 이직자가 직장을 2년도 안돼 조기에 옮긴 '메뚜기족'이라는 것.
◇대구.경북권 동향
지역 대학 출신들은 아무래도 지역 기업에 대한 취업이 유리하다.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데다 입사과정에서 '차별'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이다.
올들어 업황이 비교적 괜찮은 업종은 기계.금속업종. 수출비중이 높은 데다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업체가 많아 올 하반기 비교적 많은 수자의 대졸자를 모집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가운데는 대기업 연봉수준에 접근한 회사도 많아 지역 대학 출신들이 노려볼 만하다.
상반기 두차례에 걸쳐 80여명의 대졸자를 뽑은 한국델파이는 하반기에도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립산업도 하반기에 60명 가량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며 평화산업도 10월쯤 50명 가량의 대졸 인력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는 지역의 다른 업체에 비해 연봉이 비교적 높고 해외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성장가능성도 높다.
이공계 계통은 물론 상경계열의 인문계 학생들도 관리직에 대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 등 대구지역 업체는 내수는 물론 수출경기도 좋지 않아 채용을 늘릴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마트 대구반야월점은 22일부터 인턴 및 경력사원 등에 대한 모집에 나선다.
마감은 26일.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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