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9일 경북대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의 '2004년 전기사회학대회'는 국.내외 사회학자 300여명이 참가한 '지식의 향연장'이었다.
특히 이슈별로 나눠 진행된 집담회(集談會)는 이 시대 사회변동의 다원성과 복잡성을 반영한 것은 물론 우리 사회 주요 쟁점들에 대한 분석.처방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다양한 의견 개진과 함께 불꽃튀는 토론이 벌어진 집담회를 생중계한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4.15총선.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부딪친 이번 총선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또 급격한 정치 지형의 변화는 유권자들이 이념적, 정치적으로 성향이 바뀐 때문인가, 아니면 그저 외양만 바뀐 것인가. 그리고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별 표심은 어떻게 봐야 하나. 덧붙여 '미니총선'으로 일컬어진 6.5 지방보궐선거의 결과를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대구=백승대 영남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16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대구의 12개 전 지역구를 석권한 선거결과 대구는 다시 한번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보수성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국가적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과는 대별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부정적 인식도 선거결과에 한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문제는 선거 때마다 대구 유권자들이 보여준 한나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 때문에 대구는 수구보수의 본고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 정치적 보수성을 갖게 된 요인들로 인구구성에서 대구.경북 출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데 따른 개방성 결여, 낙후된 산업구조에 따른 혁신적 마인드 부재 등을 꼽았다.
특히 대구의 강고한 폐쇄적 지배구조는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하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의식이나 태도를 강화하기 때문에 지역의 정치적 보수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능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백 교수는 "특히 보수정파의 지역권력독점은 폐쇄적인 지역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여기에 보수적인 정파가 대구의 지역권력을 완전 독점한 상태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왜곡된 현실인식을 지역사회에 확산시켜 나가기 때문에 대구에서 혁신적인 마인드가 일어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지역사회의 혁신이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을 초래했고, 오늘날 대구가 처하고 있는 어려운 사정은 많은 부분 여기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총선을 통해 희망과 가능성의 싹을 보면서도 대구의 정치가 닫힌 정치, 불균형의 정치, 획일성의 정치로부터 개방의 정치, 균형의 정치, 다양성의 정치로 나가기에는 아직도 길이 멀어보인다"고 걱정했다.
그는 "대구지역의 강고한 지배구조 내지 지배블록은 쉽게 새로운 정치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듯하다"며 "그러기에 새로운 정치를 추동할 힘의 결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차성수 동아대 교수는 "부산의 총선결과는 지역 구도 극복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효과는 이번 총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특히 세대간 지지정당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최태룡 경상대 교수는 "중앙 정부에서 일어나는 행태가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중앙의 권력이 아주 막강하면서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리의 정치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총선의 결과는 지역주의의 약화와 계급 투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 반대의 힘이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호남.충북.수원=나간채 전남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의 압승, 민주당의 완패, 민주노동당의 약진으로 호남의 총선결과를 요약할 수 있다"며 "이는 호남에서 개혁세력과 진보세력이 부상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며, 민주당의 독점이란 지역 정치세력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희경 충북대 교수는 "충북의 총선에서는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충북의 집권당 우선주의는 충북지역의 중요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공유식 아주대 교수는 "수원의 당선자들을 살펴보면 보수와 진보가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며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이번 총선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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