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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야간 달리기동호회 '런클' 회원들 무한자유 '월하의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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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리냐구요? 한번 달려보세요!"

1일 밤 9시30분쯤 경북 청도군 이서면 팔조령 .

보름을 하루 앞두고 달빛 속에서 러닝복 차림의 남녀 20여명이 왕복 12㎞의 가파른 고갯길을 힘찬 구령소리와 함께 뛰고 있었다.

팔조령 터널이 뚫려 이 고갯길은 이제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사실상 거의 없다.

때문에 이들의 가쁜 숨소리와 풀벌레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70여분 만에 벌써 저만치 정상을 돌고 내려오는 사람, 산 중턱의 피니시 라인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사람, 야광링.야광띠를 매고 동료와 보조를 맞춰주는 사람 등 제각각이다.

"와, '멀구슬'이 또 1등 했네!" 인터넷 아이디가 '멀구슬 나무'인 박해청(33.대구 중구 남산동)씨가 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을 손등으로 훔치며 골인했다.

이날 '야밤의 달리기' 참가자들은 프로 마라톤 선수나 육상을 전공한 체육인들이 아니다.

'대구 런너스 클럽(Runners club.줄여서 런클)' 회원들.

지난 1997년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결성된 이 모임은 전국의 등록회원만 2만여명. 3년 전 생긴 '대구 런클'에는 5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월야소회(月夜小會.월요일에 작은 모임), 화달(화요일에 달리기), 수달, 목달, 토달, 일요일엔 번달(갑자기 모여 달리기). 또 보름달이 떠 밤길을 환하게 밝히는 월광주(月光週)에는 언덕 훈련을 위해 팔조령, 신동재를 찾는다.

"희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죠. 한밤중에 이런 산중에 모여 뛰어다니니까요. 하지만 이 즐거움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분들이라면 저희를 아주 부러워할 걸요".

시원한 물 한컵을 들이킨 박병화(42.대구 달서구 상인동) 대구 런클 회장의 표정이 상쾌하다.

런클 회원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심장이 폭주기관차처럼 터질 듯한 짜릿함, 근육을 달래며 흥건한 땀을 뿌릴 때의 성취감 때문이다.

"달리기 하나로 뭉친 모임이에요. 대화도 끊일 새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더 멀리 달리느냐 하는 것이죠". 고교 교사인 김상종(50.수성구 만촌동)씨는 달리기를 하면서 10kg이나 근육이 불었다며 건장한 몸을 자랑했다.

이들은 10대 후반부터 60대로 연령층이 다양하고 교사, 회사원, 의사, 농부, 대학생, 주부 등 하는 일도 각양각색. 회원 모두 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인다.

회원들이 가장 도전하고 싶어하는 코스는 울트라 100km. 박병화 회장은 지난 5월말 포항 호미곶을 출발,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도는 코스에 도전했다.

마시지도 먹지도 않고 13시간을 밤새 뛰어 마침내 골인한 것.

"앞으로의 희망이요? 건강하게 오래도록 뛰는 거죠".

밤 10시쯤 달리기를 끝낸 회원들은 '자신을 이겼다'는 뿌듯한 자신감을 안고 달빛을 맞으며 집으로 향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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