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교육현장은 난전처럼 왁자지껄하다.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교육시장은 치열한 경쟁방식을 취하고 있다.
인구 13억 중국은 인재양성을 외치며 자본주의 방식의 도입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우리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다.
그들은 어떻게 교육을 이끌고, 인재를 양성하고 있을까. 우리교육의 위기해법을 중국교육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개혁개방 이후 급변하고 있는 중국의 소학교(초등학교)와 중학교(중'고) 및 대학과 학원을 살펴보았다.
▨교육의 중심은 학교
중국에도 사교육은 있다.
외국어, 특히 영어학원이 많고, 음악 미술 무용 학원을 찾는 학생들도 많다.
재수생을 위한 입시학원이 있고, 대학생과 직장인을 위한 외국어 학원도 있다.
그러나 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학교다.
성적을 위해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상하이시 복단대 부속고 우 샤오 씬 부교감은 "교육열이 유독 높은 지역에서도 과외를 받는 학생은 많아야 20% 안쪽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외를 받아도 특정과목 한두 개를 보충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중국에서 왜 그럴까.
"교사는 서비스 업종 종사자라고 생각한다.
" '교사는 어떤 직종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베이징에서 최고 등급 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중관촌 소학교의 청쮜 교사의 대답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네 명의 교사 모두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인식 때문인지 중국에서 교사보다 실력이 나은 학원강사나 과외선생을 찾기는 힘들다.
따라서 중국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거는 기대는 매우 작다.
▨열성 학부모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
중국에도 열성 엄마들이 있다.
이들은 자녀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애쓴다.
특히 중국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비평준화를 택하고 있다.
각 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초등학교만 해도 4,5개씩 등급이 나눠져 있다.
그러나 중국의 열성 학부모들은 한국의 학부모처럼 개인과외, 야간학습, 방과 후 학원에 목을 매지 않는다.
대신 좋은 학교 입학과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애를 쓴다.
좋은 하급학교에서 공부하면 좋은 상급학교 진학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고, 비용이 비싼 만큼 부모들은 자녀를 명문학교에 입학시킴으로써 명문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큰짐에서 벗어나려 한다.
▨월급이 다른 교사들
중국의 교사들은 대부분 월급이 다르다.
기본급은 거의 비슷하지만 학교별, 과목별, 개인별로 교사들이 받는 실제 수령액은 다르다.
교사평가제와 교원 성과급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월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많다.
명문학교 진학률, 학부모 평가, 학생 평가, 교내 교도주임 평가, 교육부 평가 등 평가항목은 다양하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교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교지를 펴내거나 연구에 몰두한다.
명문으로 이름난 학교에서 펴낸 교지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사서 본다.
"학생이 있어야 교사가 있다". 베이징시 중관촌 소학교 6학년 담임 교사인 왕핑씨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담임 선생님의 책임이라며,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낮을 경우 교사는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평가성적이 낮은 교사는 몸담고 있던 학교를 떠나 좀 더 명성이 낮은 학교로 옮아가야 한다.
또 명문학교는 다른 학교의 우수한 교사를 초빙하는 경우도 많다.
▨철밥통을 깨버린 학교
중국 학교에 더 이상 '철밥통'은 없다.
특히 대학교수 사회의 변화는 획기적이다.
2003년 5월 베이징대는 획기적인 인사제도 개혁안을 내놓았다.
베이징대 개혁의 주요내용은 종신제 타파와 근친번식 차단이다.
능력이 떨어지는 교원을 퇴출하고, 베이징대 출신이 베이징대 교수로 많이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베이징대 신규 채용 교수의 계약 기간은 3년. 전임강사는 3년씩 두 번 연임하고 승진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부교수는 이과와 의과 계열의 경우 세 차례에 걸쳐 9년,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최고 네 차례에 걸쳐 12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 승진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이 같은 개혁안은 현재 재직 중인 교수들에게도 적용된다.
또 결원의 반 이상을 반드시 외부에서 공개 초빙하도록 하고 있다.
성과가 미흡한 학과는 폐지하고, 소속 교수를 퇴직시키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유학대국을 꿈꾸며
중국 교육부의 2003년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세계 175개국 출신 7만7천715명이 31개 성, 자치구, 직할시, 소재 353개 대학과 교육기관에 유학했다.
이 중 중국 정부의 장학금으로 유학한 학생은 6천152명, 나머지 7만여 명은 자비 유학생이다.
자비 유학생이 전체의 92%에 해당한다.
유학생 출신 국가별로는 한국이 3만5천353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1만2천765명, 미국이 3천693명으로 각각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유한 도시는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으로 각각 2만9천여명, 1만4천여명, 4천900여명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 유학생 유치 사업을 국제교류 및 협력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띵 수린 국제교류부부장은 "외교와 군사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대외 합작 운영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외국인의 중국 유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어학원 개설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7년까지 연간 외국 유학생 12만명 유치를 목표로 유학생 학습과 생활 조건 개선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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