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보다 계곡에 피서객이 몰린다고 한다.
계곡은 산과 물, 바위라는 3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계절마다 다른 색을 띠기에 다양한 볼거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최적지다.
짙푸른 수풀과 시원한 포말을 만들어내는 폭포 등 여름의 계곡은 또 다른 멋이 담겨 있다.
휴가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전국의 아름다운 계곡을 소개한다.
바닷가 못지않은 백사장
콸콸콸. 너른바위를 할퀴며 맑은 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장마끝무렵 계곡은 불어난 물로 여름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7월 하순, 계곡은 녹음으로 짙어만가고 이름모를 골짜기도 넘쳐나는 물과 잦아진 사람의 발길로 소란스럽다.
숲길을 따라 나섰다.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차디찬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어느새 더위는 슬그머니 고개를 떨구고 귓가를 졸졸 간지르는 새 소리와 물소리, 어느새 마음은 고요해진다.
세상 모든 시름은 계곡물에 씻기고 산그늘에 묻혀 온데간데 없다.
충북 괴산. 이름높은 계곡이 많은 고장이다.
화양이며 쌍곡, 선유동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3대 계곡이 떠억 자리잡고 있다.
특히 쌍곡구곡 중 하나인 소금강은 한폭의 동양화를 펼쳐놓은 듯 선경이다.
갖가지 기암괴석이 수풀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절벽 밑으로 흐르는 맑고 투명한 물이 여느 계곡과는 다르다.
마치 금강산을 그대로 쏙 빼닮았다고해서 '소금강'이라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쌍곡(雙谷)은 괴산8경에 손꼽히는 계곡. 괴산군 칠성면 쌍곡마을에서부터 제수리재까지 10여㎞에 걸쳐 굽이굽이 물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계곡을 따라 수풀도 빼곡히 우거져 그늘 밑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더없이 좋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인해 예로부터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대 내로라하는 유학자들과 수많은 문인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군자산과 보배산, 칠보산 등 웅장한 산세에 둘러싸여 있다.
쌍곡계곡에 가면 소금강 이외에 호롱소'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마당바위 등 구곡으로 일컬어지는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대구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분기점에서 상주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들면 탁 트인 길이 여행의 기분을 한껏 높여준다.
상주IC에서 3번국도로 내려 문경 이화령터널을 지나 34번 국도로 갈아타면 괴산군 칠성면 쌍곡계곡을 만나게 된다.
◆괴산 화양계곡
쌍곡계곡과 함께 괴산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괴산의 계곡들 중 맏형격으로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소재지에서 송면리 방향으로 9㎞지점에서 3㎞에 걸쳐 펼쳐진 명승지. 그 천하절경에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은거했을 정도로 수려하다.
우암은 중국의 무이구곡에서 따 화양동 9곡(경천벽'운영담'읍궁암'금사담'첨성대'능운대'와룡암'학소대'파천)의 이름을 직접 붙였다.
특히 바닷가 못지않은 넓은 백사장과 사시사철 맑은물이 흐르는 운영담과 고풍스런 암서재와 커다란 바위, 세찬 물살이 조화를 이루는 금사담이 백미다.
인근엔 자연미가 살아있는 선유동 계곡도 자리하고 있어 괴산여행은 계곡 피서로 더할나위 없다.
043)832-4347.
*가는길:경부고속도로→김천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방향)→상주IC→3번 국도→문경 이화령터널→34번 국도→광덕→37번 국도→화양동
1500평의 넓은 무릉반석
◆동해 무릉계곡
강원 동해시가 자랑하는 청정 바위골짜기. 청옥산(해발 1천404m)과 두타산(해발 1천353m)을 배경으로 형성된 무릉계곡은 호암소에서 시작, 약 4㎞ 위쪽으로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 펼쳐져 있다.
매표소에서 용추폭포까지의 계곡과 완만한 숲길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답다.
특히 계곡 바닥에 펼쳐진 무릉반석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천500평에 이른다는 흰 반석엔 조선전기 4대 명필가 중 하나인 양사언의 석각과 매월당 김시습 등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시와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곳을 시작으로 바위절벽 학소대, 관음폭포, 옥류동 계곡, 병풍바위, 선녀탕, 쌍폭포 등 각양각색의 명소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은 숲길 끝에 자리한 용추폭포. 높이 10m 안팎의 폭포 3개가 이어져있는데 오랜 세월 물살이 바위절벽을 파고들어 항아리형의 검푸른 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033)534-7306~7.
*가는길:경부고속도로→경주IC→포항→7번 국도→삼척→42번 국도→해성주유소→무릉계곡
문경 8경 꼽히는 천혜 비경
◆문경 용추계곡
용추계곡이라는 이름은 전국적으로 많지만 경북 문경의 대야산 자락에 위치한 용추계곡은 수려한 산세와 맑은 물이 어우러져 문경8경으로 꼽힐 만큼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계곡 중 하나다.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에 있는 대야산 자락에 위치한 용추계곡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 예부터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곤 했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이곳은 양쪽에 있는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 패인 자국이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용트림을 하다 남긴 용비늘 자국이라 한다.
특히 윗 용추는 신비스럽게도 하트모양으로 깊게 파여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폭포 위의 넓은 암반지대를 지나 20분쯤 오르면 밝은 달이 높이 뜨는 밤이면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 위에 달 그림자가 그려진다는 영월대를 만날 수 있다.
054)550-6060.
*가는길:경부고속도로→김천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방향)→상주IC→문경→가은→901번 지방도→922번 지방도→용추계곡
장엄한 15㎞…명승 6호 지정
◆울진 불영계곡
울진군 서면에 위치한 불영계곡은 장장 15㎞에 이르는 길고 장엄한 계곡으로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 푸른물이 아름다워 명승6호로 지정되어 있다.
불영계곡은 성류굴의 맞은편인 수산리에서 노음리'천전동'건작'밭치밭'하원리 등으로 이어진다.
하원리에 위치한 신라 고찰 불영사를 중심으로, 광대코바위'주절이바위'창옥벽'명경대'의상대'산태극'수태극 등 다양한 이름이 붙은 명소가 30여군데에 이른다.
절벽은 하얀빛을 띠는 화강암이 풍화되어 기이한 맛을 준다.
승용차로 드라이브하면서 계곡을 감상할 수도 있다.
2층 팔각정인 선유정과 불영정에서는 잠시 멈춰 전망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웅장함보다는 굽이굽이 소박하고 오밀조밀한 경관이 천축산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054)785-6393.
*가는길:경부고속도로→경주IC→포항→7번 국도→영덕→수산→36번 국도→불영계곡
이름에 손색없는 맑은 물
◆영덕 옥계계곡
태백산 줄기의 끝자락인 달산면에 위치한 계곡으로 천연림으로 뒤덮인 팔각산과 동대산의 기암절벽이 기가 막힌 곳이다.
인적이 드문 바위 틈 사이를 지나 오십천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그 이름에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맑고 깨끗하다.
기암괴석과 뒤섞여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돌아드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특히 조선 광해군 원년(1608년)에 지어진 침수정(경북도 문화재 제45호) 아래 계곡의 풍경은 진경산수를 보는 것처럼 운치있어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다.
이곳 계곡물은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이곳은 등산로도 있어 가족끼리 야영하기도 안성맞춤이다.
054)730-6604.
*가는길:경부고속도로→경주IC→포항→7번 국도→영덕읍→34번 국도→신양리→69번 지방도→달산면 매일리→옥계계곡글.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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