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옥상 물탱크 '노란색' 수질오염 '옐로 카드'

옥상 물탱크 색깔별 수질 각각...세균번식 '청·녹'가장 낮아

주택.상가 등 건물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는 색깔에 따라 수질 오염의 정도가 크게 차이나며, 특히 노란색 물탱크는 수질 오염이 가장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소가 최근 흰색, 노란색, 청색, 녹색 물탱크를 대상으로 수온, 잔류염소, 세균번식 상태를 조사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27℃일 때 청색 물탱크는 10시간 동안에 23℃에서 30℃로 7℃ 상승했고 녹색은 32℃로 9℃, 흰색은 33℃로 10℃, 노란색은 34℃로 11℃가 올라 노란색 물탱크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또 세균 번식도 1주일 후에는 모든 물통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10일 경과 후에는 1㎖당 흰색 73마리, 노란색 115마리, 녹색 50마리, 청색 30마리가 검출됐고 2주일 경과 후에는 흰색 2천900마리, 노란색 4천500마리, 녹색 1천100마리, 청색 1천200마리가 검출됐다.

노란색이 청색이나 녹색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세균 번식률이 높았던 것.

세균의 번식을 막는 잔류 염소의 소비 속도 역시 흰색 물탱크는 0.5㎎/ℓ의 염소가 20시간, 노란색은 44시간 만에 증발했지만 녹색과 청색 물탱크는 50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었다.

게다가 수질도 노란색 물탱크는 설치 4년이 지나면서부터 내벽과 바닥에서 이끼가 생겨나고 조류도 번식,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수인성 전염병이나 식중독에 노출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구시는 주택.대형.상가 등 건물에 설치된 물탱크 6천540개 중 80% 정도가 노란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노란색 물탱크는 빛을 다른 색깔의 물탱크보다 많이 흡수해 수질 속의 염소를 보다 빨리 증류, 조류와 이끼류의 번식률을 높게 한다"면서 "물탱크를 설치할 때는 가급적이면 청색.녹색을 사용하도록 계도.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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