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2천년 正史 '고구려는 외국' 내용

"평양 도읍인 나라" 외국으로 적시

▨이십오사(二十五史)란=사기(史記)에서 시작해 명나라 역사인 명사(明史)에 이르기까지 2천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한족(漢族)은 물론 이민족의 나라까지 중원을 지배한 역대 왕조의 역사를 사기의 기술 방식대로 기록한 방대한 자료를 일컫는다.

이십오사에 포함된 시대별 역사서들은 각기 그 다음 왕조에서 정사(正史)로 인정받은 것만을 모은 것으로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역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사료로 국제적인 공인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사마천(司馬遷)의 사기, 반고(班固)의 한서(漢書), 소설 삼국지의 배경이 된 진(晉)나라 진수(陳壽)의 삼국지(三國志)도 포함돼 있다.

다만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역대 중국 전통 왕조의 세계관의 바탕이 된 천하(天下)사상과 중화(中華)사상 그리고 중국과 이민족을 구분짓는 화이(華夷)론에 입각해 기술된 역사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열전(列傳)에 이민족의 역사를 싣고 있다=사마천이 사기에서 처음 사용한 역사 기술 방식으로 역대 중국 정사 기술의 전형이 된 것은 기전체(紀傳體)다.

이는 중국 왕조의 역사를 제왕들의 기록인 본기(本紀)와 세가(世가), 표(表), 서(書), 열전 등의 항목으로 나눠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인 인물을 싣고 있는 열전(列傳) 부문에는 주변 민족과 주변 지역에 대한 사실까지 별도로 기록하고 있다.

한민족을 비롯해 일본과 베트남에 대한 당시의 기록도 이들 정사의 열전에 기술돼 있다.

한민족에 대해서는 조선(朝鮮)이나 동이(東夷) 편 속에 묶여 있거나 국명별로 따로 기술돼 있다.

또 일본은 왜(倭)와 일본으로 기록돼 있고 베트남은 남월(南越)로 나타난다.

특히 사기나 한서, 삼국지 등의 고대의 이민족 관련 열전은 그들이 동시대의 역사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그 사료적 가치를 더욱 높게 인정 받고 있다.

▨열전에 나타난 한민족의 역사=사기나 한서 열전에는 고구려가 동이족 사이에서는 부여(扶餘)의 별종이라고 한다는 점과 부여국의 동명왕(東明王)의 건국신화까지 소개하고 있다.

부여에 대해서도 부여국(國)으로 기술돼 있다.

하지만 고구려사 왜곡 파문에 휩싸여 있는 우리의 주목을 특히 끄는 것은 당(唐.618-907)나라 이후부터는 아예 한민족 국가들의 역사를 일본, 발해 등의 역사와 함께 '외국' 내지 '외이'(外夷) 편에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그 이전까지 한민족의 역사가 실리던 조선(朝鮮)전이나 동이(東夷)전이 아닌 외국편에 기술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당시의 역사서인 구오대사(舊五代史) 외국열전에는 "고려(고구려)는 평양성에 도읍한 나라로 옛날 한(漢)의 낙랑군(樂浪郡)이 있던 지역이다.

부여의 별종이며 동서가 3천100리, 남북이 3천리에 이른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현대 중국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漢)족의 통일 국가인 송(宋.960~1279)나라의 송사(宋史) 열전 외국편에서도 "고려는 본래 고구려라고 했으며 부여의 별종으로 평양을 수도로 삼았다"고 적고 있다.

발해(渤海)에 대해서도 송사는 '고려(고구려)의 별종'이라고 기술하고 있어 발해 역시 중국의 입장에서는 이민족에 의한 외국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사진: 고려를 고구려라고 한다는 내용이 실린 송사의 열전 외국편과 역시 고려를 외국으로 분류해 놓은 금사 열전 외국편. 또 고려(고구려)의 조상은 부여에서 나왔다는 수서열전의 동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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