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8월의 저편'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출
간한 재일동포 소설가 유미리(36)씨는 10일 도쿄 기자회견에서 마라톤 선수였던 외
조부의 낡은 모자와 운동화를 공개했다.
'8월의 저편'은 1940년 도쿄올림픽 마라톤 유력후보였던 외조부의 '달리기'를
소재로 자신까지의 4대에 이르는 가족의 연대기를 그린 작품. 모자와 운동화는 출간
의 극적효과를 끌어올리고자 준비됐다. 검은 운동화는 손이 닿으면 당장 부서질 것
처럼 푸석푸석해 보였다.
유씨는 "운동화는 시판되던 것이 아니라 주문해서 만든 것"이라며 "외조부는 작
고 전까지 계속 달렸다"고 말했다. 그의 외조부는 전후 가족을 한국에 남겨둔 채 혼
자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서 일가를 이뤘다. 만년에 한국으로 돌아가 고향인 밀양강
변에서 달리기만 했다고 한다.
'8월의 저편'은 "외조부는 왜 달리는가"라는 질문이 관통하는 작품이다. 유씨는
"달리는 것은 사는 것 또는 아는 것"이라는 답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그러나 "외조
부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회견은 일본 최대의 문학 출판사인 신초사(新潮社)에서 열렸다. 유씨가 지난 20
02년 한국 동아마라톤에 출전해 완주했던 영상과 이를 위해 연습하는 모습을 담은
일본 TBS 방송 영상 등이 10여분간 공개됐다. 또 문학평론가가 이 자리에 나와서 취
재진을 앞에 두고 유씨와 대담을 진행했다.
유씨의 회견을 담기위해 방송 카메라가 2대 왔고 30여명의 일본 취재진으로 붐
볐다. 그가 일본 문단 최고 인기작가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신초사측은 이번 작품을 "유미리밖에 쓸 수 없는 대작"이라고 소개했다. 유씨
는 한국에서의 동시 출간을 의식, "한국에서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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