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테네 올림픽-미리보는 대회 개회식

아테네올림픽의 개회식은 그리스 신화의 재연으로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신의 제왕' 제우스, '지혜의 여신' 아테나, '태양신' 아폴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세계인에게 너무나 친숙한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이 식전행사에 등장한다.

'둥 둥 둥 둥…'

14일 새벽 2시45분(한국시간) 어둠에 잠긴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의 적막을 깨는 북소리가 울려퍼지면 대형 전광판에서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카운트 다운이 끝나는 순간 80m 높이의 지붕 위에서 인류의 태동을 알리는 혜성 하나가 하얀 빛줄기를 뿌리며 떨어지고 올림픽 스타디움 바닥이 어느새 거대한 호수로 변한 사실을 알게된 5만4천여 명의 관중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호수 위에는 파랑, 노랑, 빨강, 검정, 초록의 오륜기의 모습이 드러난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했던 에게해(海)를 상징하는 호수에 한 어린이가 하얀 돛단배를 타고 나타나자 관중들은 한번 더 흥분하기 시작한다. 소년은 중앙 무대에서 기다리던 콘스탄티노스 스테파노폴리스 그리스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며 식전행사의 절정을 이룬다.

이어 '고대와 현대를 잇는 생명의 궤적'을 주제로 한 신과 인간의 축제가 시작된다.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말(馬)인 켄타우로스가 호수 중앙에 창을 던지면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아테네의 수호신이자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 여신상이 서서히 솟아오른다.

하늘에서는 사랑의 전령 큐피트가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고 제우스, 아폴로, 포세이돈 등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반라의 남녀 두 명이 물 속으로 들어가고 그 뒤를 다른 출연자들이 따라 들어가는 사이 그라운드 중앙에 우뚝 서있던 150m 높이의 돌산은 두 조각으로 '쩍' 갈라지고 평화의 상징 월계수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식전행사가 마무리되고 관중들은 환상적인 신화의 꿈으로의 여행을 끝낸다.

개회식에서는 남북한이 2000년 시드니에 이어 다시 한번 손에 손을 잡고 나란히 입장, 인류의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을 전세계인에게 전달한다.

남자는 감색 상의에 베이지색 하의, 여자는 적색 상의에 베이지색 스커트로 복장을 통일한 남북선수단은 202개국 가운데 84번째 입장. 배구 선수 구민정(남한)과 농구 선수 출신 임원 김성호(북한)는 대형 한반도기를 들고 맨 앞에서 선수단을 이끈다.

남북한 개회식 참가 가능 인원은 451명이지만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대회 준비를 위해 남한 150명, 북한 50명 등 200명 정도만 참가한다.

개최국 그리스는 첫번째는 깃발만 입장시키고 마지막에 선수단을 입장시키는 특이한 방식을 택했다. 역대 올림픽 때마다 올림픽의 발상지로서 누려온 첫번째 입장이라는 '특혜'와 개최국으로서 손님에 대한 예우로 마지막으로 식장에 들어서는 '겸양'을 모두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테네.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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