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돋보기-백일몽으로 끝나는 '파리의 연인'

전국을 '애기야'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15일 막을 내린다.

가상 시나리오까지 나돌며 궁금증을 자아냈던 드라마는 '백일몽'이라는 기상천외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수혁(이동건)이 기주(박신양)와 태영(김정은)의 사랑을 위해 기억상실증을 가장한다.

최이사는 기혜의 설득으로 회사를 가로채려는 야심을 접고 회사를 떠난다.

2년의 시차를 두고 각각 파리로 떠난 기주와 태영은 파리 퐁네프 다리에서 다시 만난다.

하지만 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모든 이야기는 아이스쇼 공연장 매표소 점원인 강태영이 써내려온 시나리오의 내용인 것. 현실의 양미(조은지)는 강태영과 함께 사는 후배로 선글라스 좌판을 한다.

어느날 양미의 좌판을 대신 봐주던 강태영 앞에 오토바이를 몰다 실수로 좌판을 엎는 수혁과 좌판으로 돌진해 장사를 망쳐놓은 기주가 나타난다.

태영은 자신이 써온 시나리오 속의 인물과 두 남자의 이름이 일치하고 그들이 삼촌과 조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둘과 시선을 주고받는다.

최고 시청률 51.5%(TNS 미디어 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파리의 연인'은 구태의연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비판을 딛고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인기 비결은 박신양과 김정은의 색다른 연기. 김정은은 발랄하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신선함을 주었다.

특히 당당하게 현실에 맞부닥치는 '신데렐라'에 여성들은 환호했다.

또 돈 많고 능력있지만 사랑에는 서툰 박신양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었다.

극중 대사 '애기야 가자' 는 유행어가 됐고 박신양이 불렀던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는 휴대폰전화통화연결음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파리의 연인'은 한국 드라마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드라마의 간접광고는 방송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정도로 노골적이었고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증 등 구태의연한 극중 장치는 그대로 반복됐다.

또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작위적인 구성과 당일 대본에 쫓기거나 무리하게 진행하는 촬영스케줄 등 열악한 제작환경은 주연인 박신양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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