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발전도 여야 따지나

호남, 충청에 이어 강원, 경남지역 정치권마저 지역 발전을 위해 여야의 벽을 허물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여야가 정치에서는 사안마다 부딪히며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나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도 하나'라는 식이다.

특히 이 같은 여야 벽 허물기가 참여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구체화를 앞두고 앞다퉈 이뤄져 파급 효과가 큰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등 지방화 경쟁에서 앞서려는 몸짓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세력이 미미한 데다 같은 한나라당 의원들도 대구와 경북이 제각각이라 누구 하나 나서서 지역을 챙기지 않고 있다.

강원도 출신 여야 의원 20명은 최근 '강원도의 힘'이란 모임을 결성했다.

강원도 출신이지만 지역구를 다른 곳에 두고 있거나 비례대표 의원들도 멤버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최순영 의원도 참석하고,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과 한나라당 전재희 전여옥 의원 등은 '시댁이 강원도'라며 모임에 빠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애향(愛鄕)'을 위한 것임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비례대표인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방균형발전의 모델을 고향에서 실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최대 현안인 충청권은 여야 의원은 물론 여야 지역당 전체가 호흡을 함께한 지 오래다.

지난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할 때도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열린우리당의 당론과 한나라당의 권고적 당론을 '찬성'으로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호남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맞대결을 벌이는 정치 구도이나 지역 일에서는 하나다.

17대 국회 개원 초기부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머리를 맞대왔고, 광주-전남 의원들의 모임을 호남 전체 의원들의 모임으로 확대할 움직임이다.

전남 출신인 민주당 일부 의원들에 대한 열린우리당 영입설도 이 같은 '호남은 하나'라는 근본 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남은 도가 나섰다.

2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될 경남 현안 설명회에 여야 의원은 물론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 등 경남이 고향인 모든 의원을 초청했다.

부산.진해 신항만 건설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기업도시 유치, 공공기관 이전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또 실무를 챙기는 보좌관도 중요한 원군이라고 보고 17일 의원 보좌진을 상대로 현안 설명회를 갖는다.

반면 대구.경북은 '한나라당 따로, 열린우리당 따로' 이다.

또 한나라당 소속 대구 의원과 경북 의원이 17대 개원 이후 단 한 차례도 함께 만나지 않는 등 '대구 따로, 경북 따로'다.

대구.경북이 낙동강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이유를 물으면 서로 '내 책임이 아니라 네 책임'이라고 말한다.

한 의원 보좌관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에 박근혜 대표, 강재섭 의원, 이명박 서울시장 등 대권 3룡, 열린우리당에 노 대통령 최측근인 이강철 국민참여본부장, 박찬석 고문 등 인재 풀은 막강한데 누구하나 나서서 지역을 챙기지도 않고 이들을 활용하려는 주체도 없어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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