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풍 '메기' 북상...비 피해 속출

나주 436mm 기록, 2명 실종·주택 등 침수

제15호 태풍 '메기'의 북상으로 18일 전남

과 광주, 경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2명이 급류에 실종하

는 등 인명과 재산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장흥과 해남 등 지역에 따라 최고 400mm가 넘는 집중호우와 시간당 강우량

이 60-70mm를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하천둑이 붕괴되고 가옥과 농경지 및 도로가 침

수됐으며 하천 주변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뱃길이 끊기고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가 하면 항공기 결

항도 이어졌다.

◇기록적 강우

태풍 메기가 북상하면서 이날 오후 11시 현재 전남 나주시 다도 436.5mm 를 비

롯해 장흥군 유치 414mm, 해남군 현산 363㎜, 화순읍 361mm 등 전남 일부 지역에서

400mm 안팎의 폭우가 내렸다.

특히 완도읍 지역은 오전 6시부터 1시간 동안 92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밖에 전북 순창 263mm, 경남 산청 304mm, 하동 266mm, 경북 군위 237mm 등 주

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으며 갈수록 강우량은 늘어나고 있다.

◇인명.재산 피해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영산강 둑에서 논에 설치된

양수기 호스를 거둬 들이기 위해 논에 나왔던 임모(74)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에앞서 오후 2시께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음리 S건설 석산 공사현장에서 석산

내 침전용 웅덩이 둑이 무너지면서 쏟아진 물에 공사 현장 인부 정모(41)씨가 휩쓸

려 실종됐다.

경남 거창군 남아면 무릉리 정도사에서 사찰내 숙소가 산사태로 무너져 이모(70

씨 등 2명이 중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후 2시께 광주 북구 운암동 중앙중학교 체육관 지붕 150여평이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내렸으나 다행히 방학중이라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밖에 광주 지하철 금남로 4가역에 빗물이 쏟아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구시 북구 침산동 침산변전소에 벼락이 떨어져 고성동과 노원 1,2가 일대 1천

3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주민 대피

전남 장흥군 유치읍 단월리 유치천이 일시 범람하면서 이 마을 6가구 주민 21여

명이 유치면 복지회관으로 긴급 대피했고 유치읍 용물리 1가구 주민 2명이 고립돼 1

19구조대가 출동, 구조작업을 벌였다.

나주시 다도면 암정2구 마을 앞 진입 교량이 불어난 물로 붕괴되면서 판촌리,

송항리 등 6개 마을 177가구 400여명이 고립됐다.

또 나주시 세지면 성산리 둑 일부가 붕괴되면서 10가구 주민 20여명이 대피했고

나주시 세지면 만봉천이 범람하면서 158가구 주민 580여명이 세지초등학교 등으로

피신했다.

특히 나주시는 영산강 유역에 내린 폭우로 영산강 수위가 높아지자 남평읍과 세

지면, 다도면 등 나주지역 6개 읍.면 주민 700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영산강 중류인 남평 지점 수위는 6m로 위험 수위 4.5m를 1.5m 이상 넘어섰다.

광주시 서구 극락교 주변 저지대 50여가구도 침수돼 주민 200여명이 인근 극락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했다.

◇주택.농경지 침수

광주시 남구 주월 2동 무등시장 뒤편 주택가와 서구 마륵동 화훼단지 등 광주시

내 곳곳에서 300여채의 가옥이 침수됐다.

목포시 산정동과 해안도로 일대 등 저지대 주택과 상가 수백여채가 침수됐으며

경남 함안에서 축사 1곳과 비닐하우스 10여곳이 물에 잠겼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 영진개발 연수원과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대영직물

공장 등 대구.경북지역에서 20여곳의 주택과 공장 등이 침수됐다.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 오일시장과 조천리 일대 등 20여가구가 불어난 물

에 잠겼다.

또 전남 장흥군 관산읍 송촌리 송촌천 둑 230m도 갑자기 불어난 물로 유실되면

서 인근 농경지 15ha가 물에 잠겼다.

장흥 유치면 일대와 나주 다도, 해남 현산, 강진, 경남 하동 등 전남과 경남,대

구 등지에서 벼논 등 3천여ha가 침수됐으며 피해면적은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열차운행 중단

집중호우로 전라선, 경전선 등 전국 철도 곳곳에서 열차 운행 중단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6시25분께 전남 곡성군 신기리 전라선 금지-곡성간 신기 1터널과 2터

널 사이 옹벽(20m)이 붕괴돼 하행선 열차 운행이 중단돼 열차가 20-40분씩 지연 운

행되고 있다.

이에앞서 오후 2시45분께 전남 나주시 남평면 광천리에 시간당 51㎜의 집중호우

로 경전선 남평-효천간 교량 부근의 노반 15m가 유실됐다.

이로 인해 목포-순천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용산발 순천행, 목포발 여수

행 열차는 서광주까지, 부전발 광주행 열차는 순천까지만 각각 운행되고 있다.

◇일부 도로.뱃길.하늘길 단절

전남 보성-장흥간, 나주-장흥간 국도와 지방도 곳곳에서도 산사태로 차량이 통

제되는 등 교통통제 구간도 늘고 있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면 국도 26호선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도로를

덮쳤으며 88 고속도로 남원-남장수 구간도 산사태로 차량이 통제됐다.

강원 삼척시 하상면 35번 국도에서 돌 500여t이 흘러내려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

됐다.

뿐만아니라 태풍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전남지역 각 항.포구를 비롯 전북 군산항,

제주항, 부산항 등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60여개 항로 여객선의 뱃길이 묶였다.

또 남해안과 동해안의 각 항포구에는 5만여척의 각종 선박이 대피했다.

항공편은 여수발 제주행 항공기가 기상악화로 결항된 것을 시작으로 제주 7편을

비롯해 여수, 포항, 사천, 광주. 목포 지방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30여편이 결항했다.

◇댐 수위조절

영산강 수계 나주댐과 주암댐이 수위 조절을 위해 오후 6시부터 초당 1천500t

안팎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강 수계인 춘천댐과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도 각각 수문을 열고 초당 475t에

서 1천900여t까지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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