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어떻게 되나

19일 건설교통부가 대구 등 지방 광역시를 주택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음에 따라 지역에서 주택사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미분양 아파트를 처리하지 못하고있는 건설업체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 희색이 만연하다.

작년 10월 2일 수성구가 주택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데 이어 11월 17일 그밖의 7개 구.군 등 대구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이에 앞서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에 서울의 점프통장 등이 가세, 수 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면서 초기계약률 100%를 달성하는 등 수성구의 분양시장에 과열양상이 나타나자 곧바로 건설교통부 실사단이 현지조사를 벌인뒤 수성구를 대구의 투기과열지구 1호로 지정했다.

이후 점프통장이 달서구(포스코 the#)와 북구(코오롱 하늘채) 등으로 몰리는 등 풍선효과와 함께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는 돌연 11월 17일 대구전역을 비롯 부산 등 지방광역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는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신규분양 아파트의 청약률은 50%선, 계약률은 20~30%선으로 급락하고 대구 달서구 지역의 재건축 추진 대형 단지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 상투를 잡은 투자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수 천만원의 재산손실을 입어야만 했다.

특히 주택업체들은 분양률 저하로 금융비용부담을 떠안으면서 견디다 못해 부도난 업체가 속속 생겨났으며, 주택 신규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주택사업 관련업종의 동반침체가 가시화, 주택시장규제 10개월째를 맞으면서 주택 및 건설 관련업종 대부분이 기진맥진하고있는 실정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후 주택공급 계약일로부터 소유권 이전등기가 끝날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과거 5년간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적이 있거나 2주택 이상 소유하거나 또는 가구주가 아닌 경우 등에는 청약 1순위 자격이 사라져 신규분양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 미분양률을 급속도로 끌어올린 것. 분양권을 불법 전매한 사람의 경우 2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거나 2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불법 전매된 분양권의 주택공급 계약도 취소되는 등 제재 사항이 많아 주택에 투자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도 선착순분양 금지, 공개모집 등 조건에다 분양권전매까지 금지해 수요자 찾기가 쉽지않아 지난 10개월간 분양한 해당물량은 대부분이 미분양 상태에 놓여있다.

이밖에도 지역.직장조합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함께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건축공정의 80%가 완료된 뒤 입주자를 모집해야하는 규정으로 인해 대구시내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던 대다수 아파트들이 일정을 올스톱하면서 아파트가격이 급락하는 사태를 맞고있다.

한편 투기과열지구내에서는 35세 이상의 5년 이상 무주택 가구주에게 85㎡(25.7평) 이하 민영주택의 75%를 우선공급하는 조건을 둬 미분양률을 올려 주택업체들에게 그만큼 부담을 떠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평당 600만~7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아파트를 5년 이상 무주택자로 있었던 사람이 선뜻 분양받기란 사실상 불가능, 아파트 분양률을 떨어뜨린 꼴이 도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더라도 분양권 전매 횟수제한은 한다는 방침이다. 비록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분양권전매는 자유롭지 않지만 주택 등 부동산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보여진다. 분양권 전매를 일부만 허용해도 투자세력을 분양시장에 끌어들여 건설업체마다 수북하게 쌓여있는 미분양물건을 하나 둘 해결, 그동안 숨직인 주택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특히 건축공정 80% 이상에서 일반분양을 해야하는 규정으로 인해 답보상태에 놓였던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발빠르게 전개되면서 아파트가격도 차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따라 건설경기가 되살아 나면서 건설업종 위주로 고용이 창출되는 것은 물론 관련업종 호황을 가져와 소비를 촉진하는 등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분양권 전매가 허용될 경우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붙으면서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주택업체들이 분양가를 앞다퉈 올려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가 더 좁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구의 경우 최근 몇 년새 아파트가 과잉공급, 실수요자를 찾기가 아려워 특별한 위치, 적정가격이 아니고서는 분양하기가 사실상 곤란, 건설업체들이 쉽게 분양가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달말 수성구.서구.중구에 대한 주택 투기지역(작년 10월 20일 지정) 해제에 이어 연내에 대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더라도 주택.부동산시장을 쉽게 달아오를지는 의문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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