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아동 虐待

공자(孔子)는 '가어(家語)'를 통해 "어린 시절의 모습이 성장한 뒤에도 그대로 나온다"고 가르쳤다.

매를 들고 반듯한 심성을 지닌 자녀로 키우는 것을 '현부형'이라고 본 게 유교(儒敎) 사회의 부모관이라 할 수 있다.

선각자적 사상을 가졌던 조선 시대의 성호(星湖)도 부모가 자녀를 귀여워한 나머지 매를 제대로 대지 않는 걸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다.

'아이가 예쁘면 매를 대고, 보기 싫으면 밥을 먹이라'는 속담 역시 부모의 매가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는데 필요하다고 믿는 데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부모의 매에는 언제나 사랑이 깃들여져야 한다.

요즘 폭력 같은 '과잉 매'가 일부 부모들 사이에 자행되고 있는 건 큰 문제다.

심지어 어린이를 무차별 난타하는 일이 비일비재일 정도라니 기가 찬다.

어린이들이 생존을 위해 어른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악용해 짓밟는 아동 학대는 반인륜적(反人倫的) 범죄가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상반기 동안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3천2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부모 등 어른들로부터 학대받는 어린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거의 매일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난으로 학교.병원 등에 보내지 않는 '방임형' 학대가 크게 늘어났다.

▲학대 유형별로는 신체.정서적 학대 등 두 가지 이상의 '중복 학대'가 38.2%로 가장 많고, 경제난 등 생계 곤란으로 학교나 병원 등에 보내지 않는 '방임형'은 34.3%로 지난해보다 100여건이 늘어나 이들에 대한 보호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대의 가정 중 이혼.가출.별거 등에 따른 편부 가정이 33.2%로 가장 많고, 일반 가정, 편모 가정, 재혼 가정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 전 한 민간단체가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알리는 '파란 리본 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죽하면 이런 운동까지 일어나랴. 아동 학대는 그들의 마음과 인격 형성에 큰 상처를 입혀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게 한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아동 학대는 사회적 범죄로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어린이가 학대받는 사회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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