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찬호, 미네소타와의 악연 끊는다

운명인가, 우연인가.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27일 오전 9시5분 홈구장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99일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운명인지 우연인지 하필이면 상대가 미네소타 트윈스다.

2002년 자유계약선수 텍사스와 계약해 에이스의 꿈을 키우고 있을 때 박찬호에게 지금의 시련을 안겨준 바로 그 팀. 기나긴 어둠의 터널로 박찬호를 밀어넣은 바로 그 팀이 미네소타였는데 말이다.

부상을 모르던 철완 박찬호에게 부상의 시련이 시작된 것은 2002년 3월27일 미네소타와의 시범경기부터였다.

시즌 개막전 등판을 앞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등판한 박찬호는 3회 2아웃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덕 민트케비치의 우익선상 2루타을 맞는 순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1루수가 잡는줄 알고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려다 타구가 빠지는 것을 확인, 급하게 3루 베이스 커버를 위해 방향을 틀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당시 알렉스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 후안 곤잘레스 등 막강 화력을 구축한 텍사스는 박찬호의 영입으로 단숨에 월드시리즈 제패의 꿈에 젖어있었다.

박찬호 역시 입단식에서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텍사스에 입단했노라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쓰러진 박찬호는 죄인이 됐다. 텍사스 부진의 모든 책임을 혼자서 뒤집어썼고 지역 언론은 박찬호를 희생양 삼았다.

이제 터널의 끝에 선 박찬호가 돌아온다.

텍사스는 무명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 앞에 두게 됐고 선발 투수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해결사의 역할을 어깨에 걸머졌다.

텍사스는 25일 현재 70승54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1.5게임차로 뒤져 있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에 한 게임차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케니 로저스-라얀 드리스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에 박찬호만 버텨준다면 지난해 꼴찌 텍사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결코 꿈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수모도 남은 5주 동안의 활약으로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99일만에 이뤄진 메이저리그 복귀전. 그 상대가 미네소타전이라는 사실이 더욱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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