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아이를 둔 부모로서 어린이 인질들에 미안하게 생각한다."
어린이 156명을 포함해 최소한 338명의 인질이 희생된 북(北) 오세티야 학교 인
질극 사건을 일으킨 범인 중 한 명이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이번 참사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BBC, CNN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슬란 제1학교 인질극에 가담했다가 생포된 것으로 알려진 이
남자는 복면을 한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잠깐동안 정확한 소재가 공
개되지 않은 모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 당시 두 손이 뒤로 묶이고 겁먹은 표정을 한 이 남자는 지난 3일 인질범
들과 러시아 보안군 사이의 대치상태가 우발적으로 풀렸을 때 현장을 벗어나려는
인질 인파에 섞여 탈출하기 위해 턱수염까지 잘랐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희생된 어린이 인질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러시아 국영TV 기자가 질문
하자 "알라의 이름을 걸고 말하지만 매우 미안하게(sorry) 생각한다. 나도 애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이슬람 신자임을 암시하듯 수차례 알라를 거론하면서 "나는
결코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았다. 죽고 싶지 않다. 정말로 살고 싶다"고 외
쳤다.
CNN은 이 남자의 정확한 생포 시점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러시아 당국
은 지난 5일 인질극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밝혀 이 남자가 그
들 중 한 명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BBC는 현지 관측통들의 말을 빌어 이 남자는 억양으로 미뤄볼 때 외지에서 온
사람(Foreigner)이라기 보다는 인질극이 일어난 지역 출신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CNN은 이번 인질사태에 따른 부상자 수가 700명을 넘어서고 현재 입원치료
를 받고 있는 447명 중 58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면서 전체 사망자 수가 4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인질범들이 각종 무기류와 폭발물을 인질극을 시작된 지난 1일 보
다 훨씬 이전에 학교내 체육관에 숨겨 놨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익명의 보안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인질범
들이 사용한 무기는 올 여름 학교 공사때 반입돼 체육관 바닥에 은닉됐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현지 라디오 방송인 에코 모스크비는 올 여름 진행된 학교 시설물 공사 당시
테러범들이 인부로 일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한 여성 인질의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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