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골 장터 축제 물결

경북 북부지역에서 전통 특산물과 토속음식을 소재로 열리는 읍.면 장터 단위 소규모 축제가 최근 붐을 이루고 있다.

이는 행사 경비에 비해 주민 참여도가 높고 대규모 축제에 비해 특산품 홍보와 판촉효과 등에서도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지역의 경우 전국 유통량의 40여%를 차지하고 있는 안동고추의 명성을 알리기 위한 '안동 e-좋은 고추'축제가 9일 안동시 예안면 장터에서 열렸다.

고추 작목반 농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이날 축제에서는 고추꼭지 따기, 고추요리 시식회, 고추따기 체험, 막걸리 마시고 풋고추 먹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풍성하게 이어졌다.

특히 직판장에서 팔린 건고추는 중간상인들 없이 농민과 대도시 소비자들 서로가 만족해 하는 직거래로 거래돼 인기를 모았다.

또 다음달 초 안동 신시장 상인들은 지역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를 소재로 '안동 신시장 장터 축제'를 10여일 간 연다.

이 축제는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을 앞두고 시장 경기 위축을 우려한 시장 상인들이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모아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열리는 것으로, 뻥튀기 폭음 시합과 전통 약장수 원숭이 재주 경연대회, 방물장수 물건자랑 등 다채로운 전통 장터 풍물과 정취가 재연된다.

앞서 지난 봄 안동 길안면 장터에서는 길안사과의 명성을 알리기 위해 사과재배 농민들이 사과꽃 축제를 여는 등 안동만 해도 3개 면단위 소규모 축제가 주민들이 주축이 돼 알차게 열리고 있다.

안동 일직면에서도 장터 상인들이 특산품 유통업체의 지원을 받아 축제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북부지역에서 면 단위 축제가 붐을 이루는 것은 수억여원이 드는 대규모 축제에 비해 1천만~2천만원의 행사경비로 장터가 북적거릴 정도로 관광객들을 모으는 등 비교적 고효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또 소규모 행사는 집중화가 손쉬워 대규모 축제와 달리 산만하지 않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북부지역에서 맨 처음 면 단위 축제가 성공한 곳은 봉화지역의 봉성면 돼지숯불요리 축제로, 인근 재산면 돌수박 축제와 명호면 이나리강 민물고기 축제로 이어졌으며, 최근 들어 영주시에서도 단산면의 포도축제, 부석면의 부석사 화엄축제 등 소규모 축제가 짭짤하게 열리고 있다.

안동시 농산물 유통담당 권장성씨는 "특산품과 토속음식, 풍물 등을 소재로 한 마을 단위 축제가 주민 소득증대는 물론이고 주민 단합까지 이뤄내 1석3조의 효과를 거둔다"며 "최소한의 경비로 치러지는 주민 밀착형 마을잔치급 축제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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