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던져놓은 국가보안법 폐지 건을 싸고 온갖 억지 이론과 궤변들이 난무해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까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의 대표정당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행태는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폐지에 너무 일사불란하고, 한나라당은 폐지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엇박자가 많기 때문이다.
국보법 파동서 또다른 정치불신이 솟아나고 있다.
쪊열린우리당은 개혁한답시고 국보법을 흔들어대다, "폐지냐 개정이냐" 다소 민주적인 당내 공론을 만들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공언하자마자, 초교 어린이들 '앞으로 나란히'하듯 몽땅 폐지론에 바짝 엎어진 모습이다.
'민주화'의 화신처럼 나서는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행태는 도무지 민주 정당의 모양새로 보기 어렵다.
◇ 예전부터 이적단체와 궤를 같이 해왔던 사람이야 국보법 폐지를 위해 입에 거품을 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3~6 공화국, 문민정부.국민정부를 거치는 동안 '철저한 국가관'을 갖고 국가와 국민에 봉사했고, 북한 정권의 표리부동함을 체득하고 국보법의 정당성을 옹위했던 고위공직자 출신 의원들은 뭔가. 충성대열에 숨어 있는 꼴이 가관이다.
◇ 한편 한나라당은 폐지 반대가 당론임에도 불구하고 파열음이 잇달아 나와 일견 민주정당처럼 보이고 있지만, 문제가 많다.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으로서 존립가치가 있고 국민들의 지지도 거기에 있다.
그런데 "왜 저런 사람이 한나라당에 있는가" 할 정도의 간첩(?)같은 사람이 중요할 때마다 속출하는 것이다.
이념적 논란거리가 있을때면 좌파쪽을 대변하는 듯한 의원들이다.
◇ 어제도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놓고 최고위원들이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
한 최고위원이 '찔끔 개정'은 안된다며 불고지죄 조항 삭제 등 당론과 다른 주장을 했고, 다른 최고위원은 "북한이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상황과 연계해서 이야기해야지 인권.자유문제만을 무한정 말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한국 정치의 비극은 당선에 유리하다면 소신과 관계없이 보수정당이건 진보정당이건 유리한 쪽에 간첩처럼 잠입하는데서 비롯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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