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부품 업체 겹고통-채산성 악화 수출도 부진

"국제유가가 다소 내렸다고 하지만 체감적으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주·울산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전반적인 수출부진에다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급증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경주 용강공단 정기범(58) 대표이사는 "원자재에 이어 연료비 부담마저 커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가뜩이나 고임금시대를 맞아 경영악화가 심각한데 고유가 시대가 계속된다면 향후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부품 윈도를 생산하는 정씨는 지난달 이후 늘어난 원가부담에 한숨만 나온다고 고개를 저었다. 제조업체들은 올 연초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겨우 적자를 면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유가인상에 따른 연료비 20∼30% 추가부담으로 이젠 완전히 적자로 돌아섰다며 허탈해 했다.

섬유업을 하는 경주시 서면 농공단지 한 업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미 화섬원료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30∼40%나 급등한 데다 수송비 부담마저 크게 늘면서 채산성이 악화돼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상의 관계자는 "현재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으나 실제로 지역업체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큰 폭의 유가하락이 없는 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지역경제가 받는 타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휘발유 ℓ당 1천400원, 경유는 1천원에 육박하는 기름값으로 인해 완성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완성차업체들로부터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수출 채산성까지 악화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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