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구교통의 대동맥 달구벌 대로(옛 대동·대서로)가 내년 9월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말끔하게 새 단장된다.
대로에 얽힌 사연들도 잊혀질 것이다.
달구벌 대로에서 얽힌 몇몇 사연들은 도시행정의 쉽잖음을 잘 보여준다.
첫째 이야기는 수년 동안 대구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동서(東西) 고가도로 사업추진. 동서 고가도로는 현재 달구벌 대로로 이름을 바꾼 옛 대동로(大東路)와 대서로(大西路)를 연결, 수성구 고산 연호네거리에서 달서구 성서계명대캠프에 이르는 17.5km의 도시 고속화도로. 이는 교통량 증가로 도심체증이 심각해지자 1980년대 말부터 거론돼 수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다가 백지화된 것.
시는 지난 91년 당초 11.5km의 고가도로(성서네거리~남부정류장) 건설을 계획했다 다시 17.5km로 늘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결국 흐지부지된 것. 시의 관계자는 "논의만 분분한 채 막대한 예산과 시간만 허비했다"고 회상했다.
두번째 이야기. 동서 고가도로 건설과 관련, 지하철2호선 공사의 설계를 변경, 수십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혼란을 겪은 사연. 고가도로는 지하철 2호선 노선과 겹치는 탓에 지상 5m 정도의 고가도로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 2호선구간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설계변경이 필요했던 것. 당연히 예산이 추가됐다.
한 관계자는 "고가도로 건설논의로 2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되고 혼란도 적잖았다"고 증언했다.
세번째 사연은 다소 이색적이다.
지하철2호선이 완공되면 달구벌 대로의 도로와 교통체계를 '땅밑 지하철과 함께 땅위 대중교통 중심도로 및 보행자 위주'로 편성한 것.
편도 5, 6차로인 달구벌대로의 편도2차로씩을 자전거도로와 녹수대, 인도 등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버스전용차로와 택시 및 승용차로로 활용한다는 방안. 대구 최장의 녹수대와 자전거도로 등은 '대구도심 명물화' 등이 기대되는 만큼 파격적이었으나 구상단계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번째는 달구벌 대로를 따라 건설되는 지하철2호선의 노선문제. 왜 인구유동이 많은 곳을 피해 현재노선을 선택했느냐는 것. 달서구 대곡~동구 안심의 1호선 노선보다 달서구 성서와 경산쪽 2호선 노선을 먼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지하철건설 논의가 이뤄질 때는 대구의 인구밀집도나 이동성이 현재 2호선 구간보다 1호선 구간이 훨씬 높아 노선이 결정됐고, 2호선 구간의 개발은 뒤늦게 이뤄진 사실을 고려않으면 오해하기 쉬운 점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노선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으나 시대변화에 따른 것"이라 전했다.
내년이면 없어질 사연들이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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