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BS 오보로 美언론 신뢰성 위기

미국의 방송사 CBS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베트남전 시기 군복무 기록에 대해 조작된 자료를 갖고 보도했다 공식 사과한 사건으로 이미 잇따른 추문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미국 언론의 신뢰성에 또다시 금이 갔다.

CBS의 간판 보도 프로그램인 '60분'의 신뢰성에 먹칠을 한 이번 사건은 어느 때보다 안 좋은 시점에 터졌다.

현재 미국 유권자들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뚜렷이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폭로 보도에 대한 위험부담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주요 뉴스 공급원이 텔레비전이고 '60분'이라는 프로그램이 갖는 위상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사건의 영향은 CBS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 언론은 지난 해 5월 뉴욕타임스(NYT) 기자 제이슨 블레어가 연이은 표절과 날조기사로 사직하고 하웰 레인스 편집국장이 퇴진한 사건을 필두로 주요 언론사들의 추문에 시달려 왔다.

이어 같은 NYT의 퓰리처상 수상 기자인 릭 브래그가 프리랜서 기자의 글을 도용한 뒤 일을 관뒀고, AP통신의 크리스토퍼 뉴튼 기자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과 기관들에 대해 40건 이상의 기사를 썼다 해고당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사진을 조작한 이라크 종군 사진기자를 해고했으며 올 3월 미국 최대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USA투데이는 유명한 해외 특파원 한 명이 표절과 위조 전문가였다면서 사죄해 충격을 던져 주었었다.

올 5월에는 NYT는 사담 후세인 축출을 원하는 이라크 망명자들의 거짓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 보도를 감시하는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웹사이트의 편집자인 스티브 러블레이디는 언론의 신뢰성 위기가 편집의 엄격한 기준 결여에서 기인한다고 평했다.

그는 "제시된 사실에 대해 제3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지 않는 이러한 태도는 언론인들의 나태와 객관성에 대한 잘못된 기준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뉴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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