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때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장사가 오히려 잘 된다고 여겨졌던 '간판업'도 장기불황 속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간판업은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들이 퇴직금으로 하나 둘 창업을 하면서 한때 '불황이 곧 호황'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 2년 사이 극심한 내수침체 영향으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함께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간판업의 경우 경기상황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에 간판업의 불황은 서비스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그만큼 깊게 드리워졌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중소기업 부장을 거쳐 식당을 창업한 김모(48·대구 달서구 신당동)씨는 간판값 20만원을 아끼기 위해 5만원짜리 플래카드형 간판으로 대신했다.
그는 명예퇴직금을 넉넉히 받았지만 사업에 확신이 서질 않자 간판에 투자하는 비용부터 아끼기로 했다.
서방(주) 류부선 영업팀장은 "IMF 때 명퇴자금으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반짝호황을 누렸으나 불황이 길어져 2년 전에 비해 물량이 30% 정도 줄었는데 이는 그만큼 신규창업이 감소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두인간판 관계자는 "최근에는 개업을 하더라도 간판은 그대로 두고 글자만 수정하거나 천갈이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장사가 좀 돼야지 업주들이 간판을 크고 고급스럽게 하는데 어려우니까 간판 투자비용까지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판을 주문하고도 장사가 잘 되지 않자 대금지급을 미루는 바람에 간판업주들이 수금문제로 골치를 앓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옥외광고협회 대구시지부 안용수 국장은 "요즘엔 간판 설치 때 선불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간판업자들이 먼저 작업을 해주고는 수금을 위해 해당 업체의 장사가 잘 되길 함께 바라는 형국"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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