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떨어진 낙엽이 나뒹구는 계절과 함께 루푸스는 다가온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겨울이 되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루푸스의 증상 가운데 차가운 날씨에 더 심해지는 것으로 레이노 현상과 관절염이 있다.
레이노현상은 차가운 곳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 하얗게 질렸다가 따뜻하게 하면 검게 되면서 저린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을 말한다.
■루푸스는 이런 병
루푸스는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피부, 관절, 신장, 신경계, 심장, 폐 그리고 조혈기관 등 신체의 중요한 장기들을 침범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 있어서 이중 일부에만 증상을 나타낸다.
루푸스는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염증 물질에 의해 열이 나거나 체중감소, 피로감과 같은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신증상은 흔히 감기와 비슷하
이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피부발진이다.
특히 양쪽 볼과 콧잔등에 붉은색 발진이 생겨 마치 나비 모양과 같다.
그래서 '나비발진'이라고 하며 이 점이 진단을 하는데 중요한 포인트이다.
흔히 탈모도 동반되는데 특정부위에 생기기도 하지만 주로 두피 전반에 발생한다.
머리카락이 다시 날 때는 가늘고 잘 부서지는 특성이 있어 '루푸스 머리카락'이라고 부른다.
관절염도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심하지는 않고 치료가 잘되는 편이다.
신장(콩팥)도 루푸스의 공격을 자주 받는 장기이다.
신장염이 생기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지면서 몸이 부을 수 있다
신장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루푸스 신장염은 조직검사에서 여섯 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제4형이 가장 심한 형태로 진행속도도 빠르다.
뇌신경계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기억이나 인지장애와 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경련이나 정신착란 혹은 뇌졸중이 생길 수도 있다.
조혈계의 이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빈혈, 백혈구나 혈소판 감소증이 생길 수 있다.
혈소판은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세포이기 때문에 수가 많이 감소되면 멍이 쉽게 들고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다.
루푸스의 증상은 다양하지만 한 환자에서 여러 장기에 동시 다발적인 병을 일으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루푸스도 가벼운 질병에서부터 중한 상태까지 질병의 상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병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왜 생기나
루푸스는 자가항체가 많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항체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항체로서 자신의 몸에 있는 물질(자가항원)에 대해 공격을 하는 것이다.
자가항체는 직접적으로 조직을 손상시키기도 하고 자가항원과 결합해 조직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루푸스에는 세포의 핵물질과 결합하는 자가항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자가항체를 측정해 진단이나 질병의 활동성을 판단한다.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10배 이상 높다.
특히 젊은 가임기 여성에게 잘 오는데 비해 폐경 후에는 빈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이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 환자가 일광욕을 하고 나면 피부발진이 심해지거나 질병활성도가 증가되기 때문에 자외선도 악화요인으로 밝혀져 있다.
다른 요인으로 약제가 있다.
고혈압약이나 심장약을 복용하다가 루푸스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병이 쉽게 낫는다.
■치료는 이렇게
루푸스의 증상은 탈모, 피부발진, 관절염과 같은 가벼운 증상과 신장염, 심근염, 루푸스 폐렴 혹은 뇌혈관염과 같은 심각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의 경우 항말라리아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으로 잘 조절될 수 있으나 심각한 장기 침범 증상이 있는 경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다른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보일 수 있지만 루푸스의 활동성이 높은 경우 필수적인 약제이다.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뼈가 썩는 골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
경북대병원 류머티스내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0g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환자의 7~10% 정도에서 골괴사가 발생하고 주로 젊은 연령층에 잘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다른 면역억제제를 조기에 추가함으로써 골괴사를 방지할 수 있다.
△얼굴에 붉은 반점이나 색깔 변화가 있는가(특히 볼과 콧잔등에 나비모양으로 분포되어 있는가)
△관절이 아프거나 붓는가
△이유 없이 열이 나는가
△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아픈가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지 않는가
△추위에 노출되거나 흥분했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창백해지거나 검게 되는가
△햇빛에 나가면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가
이같은 증상이 여러 개 나타난다면 루푸스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강영모 경북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사진: 볼과 콧잔등에 나비모양으로 반점이 생기는 '나비발진'은 루푸스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