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와의 면담에서'친구 때문에 아이가 달라진 것 같다', '변한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청소년들 또한 친구란 존재는 지대한 관심사이며 친구 때문에 내가 있고, 친구 때문에 마음의 상처나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 양가(兩價)적인 면이 있다.
청소년기에 친구가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
자신이 보는 자아상과 타인이 보는 자아상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괴리를 메워주고 자아정체감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은 친구와의 우정관계를 통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친구관계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경험이며, 만일 그러한 경험이 부족하면 고립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친구를 통해 충분한 사회적 지원을 받아 자아존중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사회적 거부와 배척의 감정 또는 고립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흔히 청소년이 성장해감에 따라 친구관계가 형성되고 또 그들의 집단규범에 동조하기 때문에 부모의 의견, 태도와는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부모와 친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이 청소년에게 영향을 주는가 하는 문제로 해결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동조행동면에서는 친구를 따라가지만 동일시의 측면, 즉 나중에 어른이 되면 부모와 비슷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친구와 비슷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부모를 따르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결정이 미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부모편의 의견을 많이 좇아가기 때문에 부모들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친구관계에 관여하기가 어렵고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간섭과 무관심 사이의 적당한 중립을 지키기가 어려운 탓일 것이다.
또 부모들 가운데서는 자녀가 소위 말하는 질 안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을까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런 친구들 때문에 자기 아이가 망치게 될까봐서이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친구관계나 우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이상 그렇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거나 전화도 안 바꿔주는 등 자녀의 반발을 사는 강압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해서 나 몰라라 마냥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부모 또한 살아오면서 겪은 친구관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혜로써 자녀의 친구관계와 우정을 도울 수 있다.
우선은 자녀의 친구관계를 인정해주되 상대 친구에 대해 험담을 하거나 비난을 하면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가 험악해질 뿐만 아니라 자녀는 친구를 두둔하는 태도로 나올 수가 있다.
자녀가 친구의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력과 통제력을 길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에 집에 특별한 일이나 행사가 있는 때를 활용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과연 어떤 친구와 사귀고 있는지 알아두고, 그 친구의 행동을 관심있게 관찰해 성향을 알아두면 자녀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도움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영애(대구시 청소년종합상담실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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