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겁나는 곳이 아닐까?'
대구지검 특수부에 가본 사람들은 그 위치를 찾는 것에서부터 적지않은 당혹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수부가 있는 본관 뒤편 별관으로 가는 길은 '미로'를 연상케 하듯 복잡합니다.
본관에서 별관으로 가려면 2층 복도를 통해야 하는데 긴 터널 같은 통로를 여러차례 돌아야 하지요. 철문이 있는 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그때서야 4층 검사실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방문객 누구나 팻말을 보고 몇차례 두리번 거리고 지나던 직원들에게 물어보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만약 혐의가 있어 소환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겁(?)을 집어먹을 수밖에 없게 되지요.
지금까지 숱한 공무원과 고위인사들이 이 어렵고 복잡한 통로를 따라 특수부로 걸어들어갔습니다.
들어갈 때는 기자들 앞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만만했지만, 나올 때는 수갑을 찬 채 구치소로 가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문희갑 시장, 박재욱 의원, 김상순 청도군수, 윤영조 경산시장 등이 그러했습니다.
이를 지켜볼 때마다 저절로 '인생무상'이란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루 아침에 신분이 완전히 뒤바뀌고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듯한 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흔히 '특수부'라고 하지만, 풀네임은 '반부패 특별수사부'입니다.
명칭에서 보듯 공직자, 사회지도층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를 단속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특수부는 '검찰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검사들 중 최고의 엘리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구지검도 마찬가지이죠. 부장 1명과 검사 4명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갖춘 분들입니다.
근데 이들 특수부 검사들은 대구사람들에게 큰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구를 특수부의 무덤'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큼직한 건수가 잘 걸려들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대구사람들은 뇌물의 개념에 대해 서울이나 부산 사람들과는 아주 다릅니다.
인맥이나 안면으로 청탁을 하고, 나중에 밥사고 술사는 정도에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돈은 잘 주지도 않고, 설령 줬다고 해도 잘 털어놓지도 않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특수 수사가 제대로 될리 있겠습니까. 외부에서 보면 큼직한 수사를 많이 하는 듯하지만, 특수부 검사들은 언제나 '때거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도시 규모에 비해 범죄시장이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는 곳'이라는 게 특수부 검사들의 가장 흔한 농담이지요.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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