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 젊은이 거리인 중구 삼덕동 로데오골목이 '국제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교환 학생을 비롯해 미군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외국인 '클럽'까지 잇따라 들어섰고, 주말이 되면 수많은 외국인들로 북적대는 곳이 됐다.
로데오골목 일대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클럽이 11개나 있고, 주말마다 500여명의 외국인들이 쏟아져 나와 술과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은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쏟아지면서 몇몇 인기 클럽의 경우 밖에서부터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밤 10시에 찾은 ㅈ클럽. 이곳에서는 할로윈데이를 맞아 바텐더들이 사무라이 복장에 긴 칼을 꽂은 채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종업원들이 'trick or treat!(할로윈데이에 사탕을 달라고 외치는 구호)'를 외치자, 일부 외국인 손님들은 종업원이 메고 있는 상자에 동전을 넣어주기도 했다.
마이클 힛맨(22)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그래도 고국에서 즐기는 할로윈 파티 분위기를 맛볼 수 있어 좋다"며 "보수적인 대구에서 그나마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는 탓에 매주 클럽을 찾아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ㅂ클럽에서 만난 미군 패트릭(21)은 "근무지인 왜관 인근의 술집 등은 장교나 하사관이 많이 찾고 진부해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곳을 자주 찾는 편"이라며 "가끔은 길거리에서 우리들에 대해 좋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한국인들도 있지만, 클럽 분위기만큼은 자유로워 큰 만족을 느끼고 젊은 한국인들과도 거리낌없이 어울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시간은 흘러 자정을 넘겼지만 외국인들의 술과 음악의 파티는 끝날 줄을 몰랐다.
하루밤에도 소위 물좋은 클럽을 찾아 새벽이 다 되도록 몇개의 클럽을 삼삼오오 떼지어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근 경찰 지구대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이들 '클럽'이 자리를 잡으면서 종종 미군 관련 폭력사건이 일어나지만,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외국인 강사나 미군들이 주로 찾아오기 때문에 순찰을 통해 우리 국민들과의 문화 차이로 빚어지는 마찰 등을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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