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를 그린 사람이 월트 디즈니가 아니라 어브 아이웍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1세의 꿈 많던 청년시절 캔사스시티 광고회사에서 우연히 월트 디즈니를 만났던 아이웍스는 평생을 월트 디즈니의 그늘에 가려 살았다.
월트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 이전에 '오스왈드'라는 토끼 캐릭터를 세상에 내 놓았는데, 이런저런 사유로 캐릭터 판권을 배급사 사장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낙담하며 할리우드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월트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의 어렴풋한 이미지를 스케치하며 재기를 다짐한다.
월트 디즈니는 할리우드에 내리자마자 어브 아이웍스에게 달려가 자신이 떠올린 미키마우스의 이미지를 좀더 생생하고, 예쁘게 그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태어난 미키 마우스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들 곁에서 그때 그 모습으로 웃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의 하나인 엽기토끼 '마시마로'도 마찬가지로 어렵게 태어났다.
2000년 당시 군 제대 후 복학을 준비하던 김재인 학생이 모 기업체의 교육용 콘텐츠를 위해 만든 마시마로는 그 업체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쓰레기통에서 신음하던 마시마로를 다시 구해낸 건 같은 팀에서 일하던 장미영이라는 선배디자이너였다.
마시마로가 세상을 뒤흔들 엄청난 캐릭터라는 걸 예감한 그녀는 마시마로를 플레시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했고, 마침내 마시마로는 매년 2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최고의 캐릭터가 된 것이다.
프리랜서로서 창작자는 언제나 실패와 좌절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어브 아이웍스나 장미영과 같은 든든한 동료들은 남다른 안목으로 그들의 재능을 일으켜 세웠다.
개인이든 정부나 기업이든, 우리는 창작자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 그들의 재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재능있는 창작자를 발굴해 캐릭터 하나만으로 자동차 산업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올릴 때 우리의 미래도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이재웅·협성애니메이션아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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