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내륙의 섬' 문경과 상주지방이 다음달 초순이면 김천JCT(분기점)~경기도 여주 간 151.1㎞의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그간의 개발소외라는 긴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된다.
새로운 지역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이들 지역의 발전전략을 점검해 본다.
◇기대효과
문경과 상주지역 주민들은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상주시 함창읍에 위치한 인터체인지 명칭을 놓고 양 지역 주민들은 "점촌으로 해야한다" "무슨 소리냐 함창으로 해야한다" 등으로 불협화음이 있었다.
그러나 두 지역은 언제나 다정한 이웃이었던 만큼 '함창 점촌' 인터체인지로 하자는 최종결론이 나 명칭 문제는 일단락됐다. 인터체인지 명칭문제도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지역경제, 문화,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역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한국도로공사 중부건설사업소 이종만(李鐘萬)소장은 "중부내륙고속도로는 남북 간 새로운 교통축 구축에 따른 국토의 균형발전과 경부·중부고속도로 교통량 분산 등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연간 1천171억원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있고, 경부고속도로 김천 이북구간과 중앙고속도로의 교통량이 최소 5.9%에서 최대 26.7%까지 분산이 예상된다는 것.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부산~서울 간 운행거리는 16km, 소요시간은 18분이 단축된다. 부산~동서울 간은 29km 26분이 단축된다. 최고 제한속도도 시속 110㎞로 정해 지·정체 현상을 줄일 방침이다.
특히 김천JCT~달성 현풍 간 중부내륙고속도로 연장공사가 4년 뒤인 오는 2008년 12월까지 끝나면 경북 서북부 지역에서 부산, 마산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문경
'하늘과 땅이 맞닿은 문경'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문경시는 '문경새재'와 '함창 점촌' 인터체인지를 통해 많은 차량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주)문경레저타운은 지난달 문경읍 마성면 32만평에 18홀 규모의 문경골프장 건설에 나섰고, 문경읍 고요리에는 736억원을 들여 '명상 웰빙타운'조성사업을 준비하는 등 문경을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열성을 쏟고 있다.
명상 웰빙타운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문경시가 추진하는데 이 시설이 들어서면 백두대간의 수려하고 청정한 자연경관과 함께 문경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원 문경시장은 "문경 명상 웰빙타운은 선도수련, 명상음악, 명상치료센터, 명상테마온천, 명상그린타운 노인전문요양시설 등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정신문화의 종합휴양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문경 활공장은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들의 천국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번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국내 항공스포츠의 메카 역할 채비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의 문경 철로자전거도 고속도로 자락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자연 속에 펼쳐져 있다.
문경새재 내 KBS 사극촬영장과 최근 문을 연 객실 44실 규모의 유스호스텔, 문경온천, 석탄박물관, 관광사격장도 관광객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상주
상주의 경우 중부내륙고속도 개통과 함께 2008년 완공 예정인 상주~충북 청원 간 연결고속도로가 공사 중에 있고, 포항~영천~상주 간 민자 고속도로가 추진되면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내륙 교통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돼 경제·물류 거점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상주비전 포럼' 김정호(상주대 교수)대표는 "교통망 확충을 계기로 물류 유통단지를 유치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실버산업 육성 등 상주의 성장동력 산업 특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상주시는 내륙지역 교통중심지 상주를 한국도로공사 이전의 최적지로 홍보하고 있다. 상주에서 서울까지는 245km로 2시간 내에 진입할 수 있고 부산 225km, 춘천 221km, 광주 283km로 동서남북 국토 어디를 가더라도 대부분 2시간대에 진입할 수 있는 전국 최고의 교통 접근성을 갖기 때문에 도로공사 이전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
또 중부내륙고속도가 개통될 경우 상주가 문화·관광·휴양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판단, 경천대 관광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사벌면에 청소년들의 체험학습이 가능한 '전통 의례관', 상주지역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살필 수 있는 '역사민속박물관' 등 관광자원 확충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오(金庚五) 상주시 농림건설국장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상주가 명실상부하게 내륙교통의 중심지가 된다"며 "내륙교통 요충지는 국내시장 판매가 많은 경공업 제품 생산업체의 최적 입지조건을 갖추게 돼 벌써부터 농공단지 입주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업 물류유통 분야에서도 수송비 절감 등에 거는 기대가 만만찮다. 상주에는 도시지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오이, 포도, 배, 곶감 등 농·특산물이 많은데 이제까지는 대부분 서울 지역 물류센터를 거쳐 소비자들에게 공급됐다.
그러나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현재 김천을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4시간 이상 소요되던 수송여건이 서울 양재동 농협물류센터까지 2시간 이내로 단축돼 농민들의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 들게 된다.
포도 생산농 김현식(54·상주시 화서면)씨는 "해마다 작목반 별로 수백대의 트럭을 이용해 서울로 포도를 출하해 왔는데 물류비용이 만만찮았다"며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수송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져 비용절감과 함께 포도 품질유지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천
중부내륙고속도로 완전개통을 앞둔 김천에서는 아포지역의 개발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지역에 차량의 진·출입이 가능한 인터체인지가 설치되지 않아 실제 개발효과는 좀 더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고속도로 명칭은 김천 아포~경기 여주 간 고속도로지만 정작 김천에는 인터체인지가 없어 당분간은 경부고속도로 분기점 역할로 김천을 그냥 통과하는 고속도로에 불과하기 때문.
그러나 아포인터체인지는 설치 시기가 문제이지 설치는 반드시 된다는 분위기여서 향후 물류 거점도시로의 성장 등 발전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특히 김천시 농소면 월곡리 일대에 들어설 경부고속철도 김천역사와 연계한 역세권 개발 계획에 아포인터체인지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구미와 경계를 이룬 아포읍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한 실정이다.
김천시는 아포인터체인지가 1, 2년 내 설치되면 아포읍이 물류거점도시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기존 아포 농공단지의 확장 또는 신규 공단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황
지난 96년 10월 첫 삽을 뜬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총 2조7천억원이 투입돼 착공 8년 만인 다음달 초순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다.
노폭 23.4m 4차로로 터널 20개소(18.34㎞), 교량 167개소(27.46㎞), 휴게소 4개, 분기점 3개, 인터체인지와 영업소 10개소 등이 들어선다.
중부내륙고속도로는 험준한 산악지역을 통과하는 난공사여서 공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비교적 공사가 수월했던 김천~상주 간 32㎞는 지난 2001년 9월 가장 먼저 개통이 됐고, 여주~충주 간 41.6㎞는 2002년 12월, 상주~북상주 간 13㎞는 올해 1월 16일, 충주~괴산 간 14.9㎞는 지난 7월 15일 부분 개통이 됐다.
현재 남은 구간은 북상주~충북 괴산 간 49.6㎞로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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