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대학, '밀착'이 경쟁력이다"

"학·경(學·經) 유착이 경제와 대학을 살린다."

기업체의 요구에 따라 지역대학은 새로운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기업체는 이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을 우선 취업시키는 신(新)산학협력이 지방 경제 및 대학 활성화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주문식 교육으로 주목을 받아온 영진전문대는 내년부터 기업의 요청에 따라 '반도체 공정기술전공'을 신설한다. 하이닉스반도체와 협약을 체결, 인터넷전자정보계열 재학생 40명을 선발해 우선 취업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실무형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41억원 상당의 설비를 제공하고, 직원을 겸임교수로 파견할 계획이다.

영진전문대는 또 지난 8월 지멘스 코리아 및 LG전자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멘스와 LG전자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인턴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취업이 보장된다.

올해 2월 국내 대표적 자동차 부품회사인 (주)만도와 'KNU 만도트랙' 협약을 체결한 경북대는 신산학협력의 원조로 꼽힌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및 기계공학부 3년생 40여명이 바로 (주)만도에 '입사'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만도트랙 수강생은 회사로부터 학자금과 생활보조금을 지원받고, 회사가 요구하는 교육과정 및 만도중앙연구소 등에서 실무교육을 받는다.

LG전자와 삼성전자도 만도트랙과 유사한 신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위해 경북대와 협약을 맺었다.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 & 미디어사업본부는 3, 4학년생을 선발해 학기당 2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북대는 LG전자의 요청으로 'DTV(디지털TV)' 및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과목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도 매년 20여명을 선발해 등록금을 지원하는 한편, 성적에 따라 50만~100만원의 장학금을 추가로 지급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섰다.

영남대 기계공학부는 LG전자와 LCD모니터 디자인 개발에 관련된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산·학 장학생 제도를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남대 무역전문인력양성사업단은 대구경북 30여개 기업과 협력해 해외마케팅을 포함한 무역실무 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전국 10개 사업단 중 가장 높은 96%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권선국 경북대 산학협력단장은 "취업을 전제로 한 신산학협력은 기업과 대졸자의 눈높이가 서로 맞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몇몇 대학과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수인재 확보를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취업기회 확대라는 대학의 요구가 맞물려 있어 중소기업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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