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금 사자"골드 러시

'황금 재테크'가 인기다.

저금리와 달러화 가치 하락 등 국내·외 금융환경이 불투명해지고,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안전 실물자산인 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너도 나도 금에 투자"=신한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골드리슈'. 작년 11월부터 판매한 이 상품은 고객이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예금액과 같은 가치의 금을 구입한 뒤 만기 때 다시 금을 팔아 원화로 주는 상품이다.

금(골드바) 실물을 매매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지금까지 팔린 골드리슈가는 31억여원어치. 1kg 투자자가 대부분이며 잇단 콜금리 인하 이후 판매량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게 은행 얘기다

국제 금시장에 투자해 금값이 오르면 이자를 더 얹어 주는 신한은행의 '골드지수연동 정기예금' 가입자도 증가세다.

10월말부터 20일까지 대구경북에서 46억여원어치가 판매됐다.

대구 교동 등 귀금속시장에서 직접 금을 사는 사람들도 늘었다.

장경수 대구 교동 귀금속번영회 총무는 "1kg짜리 골드바는 워낙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져 판매동향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투자 차원에서 적게는 10돈, 많게는 50돈짜리 목걸이 등을 사는 사람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우리 경제 수준이나 다른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금값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어서 금에 대한 투자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 수입액도 증가세다.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 금 수입액은 32억500만달러로 지난해 1년간 수입액인 28억6천8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119.3% 늘어난 규모다.

금 거래에 대한 부가세 면제와 금값 상승이 수입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왔다는 게 산업자원부의 분석이다.

△왜 금에 투자하나=수익성· 안전성· 환금성이라는 투자 3박자를 갖춘 데다 국제 금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최근 금 가격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445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간 9.4%나 급등했다.

여기에 유럽 최대 은행인 UBS가 국제 금값이 2005년 말까지 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대부분 국제 전문기관들이 금값 상승세를 점치는 것도 금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금값이 그동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온스당 450달러선을 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이 같은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19일 보도하기도 했다.

안전 유동자산으로 여겨졌던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유가가 고공 행진하는 점도 금 투자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금값은 8% 오를 정도로 달러와 금은 강한 역(逆)관계에 있는데다 고유가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대체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불경기로 그동안 수요가 줄어 국내 금 시세가 국제 금값보다 3∼4% 저평가돼 있는 점도 투자 매력의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값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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