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2차산업단지 분양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내년부터 대구시 투자유치 방향이 대도시형 고부가가치 첨단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시가 지난 10월 한달 동안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달성2차산업단지 30만평을 분양한 결과, 320개 기업에서 모두 45만평을 신청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시로서는 한때 골칫거리였던 남아도는 공장용지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신청기업 중 76%가 자동차 및 기계 부품 업종인데다, 공장 이전 또는 확장을 원하는 지역기업이 90%를 차지하고 역외기업은 10%에 불과해 대구산업구조의 고도화라는 기대에는 다소 못미쳤다.
△남은 27만평을 활용하라=시는 현재 남아있는 삼성상용차부지 15만평과 달성2차산업단지 외국인전용단지 10만평, 성서4차산업단지 2만평 공장용지에 동남권을 아우르는 산업클러스터적 관점에서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첨단 제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삼성상용차부지에 대해선 LG필립스LCD 구미공장 등에 LCD 모듈과 부품을 공급하는 희성전자와 지난달 3만2천평 입주 계약을 맺은데 이어, 중국에서 투자한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4만평)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와 경북대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5천여평 규모의 모바일테크노빌딩이 수도권 모바일 R&D(연구개발)업체를 유치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대구와 구미를 잇는 IT클러스터에서 대구가 대도시 중추관리 기능으로 꼽히는 R&D를 지원하는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도시 청년실업 해소 효과가 높은 콜센터 유치활동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올해 삼성전자, KT, LG텔레콤 콜센터를 유치해 2천명의 고용효과를 올린 시는 대성그룹과 협력, 북구 검단동에 연건평 4천평 규모의 콜센터 전용건물을 짓고 공동으로 콜센터 유치에 나섰다.
특히 지난달 30일 시의회 조례 개정에 따라 수도권 콜센터 이전의 경우 최대 100억원(중앙정부 지원 포함), 수도권 이외 지역 콜센터 이전에는 1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게 돼 콜센터 유치활동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클러스터 따라 투자한다=전국의 투자유치 상황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하는 대규모 투자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이루어지고, 그밖의 지역은 기존의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부문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최근 관심을 집중시킨 곳은 올해 3월 착공된 경기 파주와 충남 아산시 탕정면. LG필립스LCD(51만평)와 협력업체(50만평)가 10년간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파주 LCD클러스터는 2006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2010년 연매출 15조~20조원 규모로 커나갈 계획이다.
아산 탕정 61만평 부지에 이미 LCD 4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99만평을 추가로 매입, LCD 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2010년까지 아산 탕정에 20조원이 투자되고, 이때 연매출 규모는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와 탕정에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도시가 세워지는 셈이다.
그러나 지방의 투자패턴은 전혀 다르다.
잇따른 투자와 투자계획 발표로 활기를 띠고 있는 광주는 모두 이미 유치해 둔 대기업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난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광주에서 생산되는 스포티지를 수출전략 차종으로 선정하고, 현재 연간 35만대 생산규모를 2006년 3월까지 42만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매출규모는 올해 2조9천억원에서 7조원으로 증가하고, 고용도 7천300명으로 1천100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 광주전자(주)는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부문을 완전히 장악했다.
올해 8월과 9월 세탁기 2개 라인 및 에어컨 7개 라인이 광주로 옮겨가면서 수원에는 R&D 분야만 남았다.
함께 옮겨간 협력업체 25개사를 포함할 경우 3천명의 추가 고용효과가 발생했고, 매출도 올해 1조9천억원에서 내년 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의 투자유치도 이 같은 패러다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외자본 유치 실적을 자랑하는 도래이새한(2004년 2월, 3억달러)과 아사히글라스(2004년 6월, 1차분 2억6천만달러)는 각각 IT소재 및 LCD용 유리 생산 기업이라는 점에서 세계적 첨단IT산업 집적지라는 구미공단의 장점이 바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의 해외투자 유치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4천470만달러 투자유치 실적 중 삼익LMS와 삼립산업 2개사가 40% 이상을 차지했고, 올해 투자유치액 1억700만달러 중에서도 한국델파이(5천만달러) 알스트롬(1천500만달러) 등 자동차부품 업체가 주류를 이루었다.
대구-경산-영천-경주-울산으로 이어지는 자동차부품 클러스터 상에서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박형도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은 "대구는 구미, 포항, 창원, 울산 등 거대 산업생산 기지를 곁에 둔 대도시"라며 "따라서 모바일·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정보기술, 기계·금속 및 자동차부품, 이를 결합한 메카트로닉스 등의 클러스터적 관점에서 대도시에 걸맞은 분야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투자유치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남권 중심도시로서 금융·R&D·교육·문화산업 등 대도시형 지식기반 산업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사진: 달성 2차산업단지 분양이 성공적이었지만 신청기업 중 76%가 자동차 및 기계 부품 업종인데다 역외기업은 10%에 불과했다. 사진은 달성 2차산업단지 예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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