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하락 農家도 불똥

급격한 원-달러 환율하락 불똥이 경북지역 농가들의 수출전선에도 튀면서 농산물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23일 지역 농산물 수출업계와 경북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중순 1천150원대에서 최근 1천60원대로 급락하면서 농산물 수출에 따른 환차손 피해로 채산성이 떨어져 농산물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역내 농가와 농산물 수출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경북통상(주) 안영환 대표는 "10월 중순 이후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요즘에는 대만에 사과를 수출할 경우 15t 컨테이너 대당 250만원의 손해가 발생해 최근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산 사과의 대만 수입시장 비중은 4~7%에 이르며, 11월 중순부터 내년 1월까지가 수출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락에 따른 환차손 발생으로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전국 사과 생산량의 70%를 생산하는 경북은 전국 시'도 가운데 환율 급락에 따른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상황이다.

사과와 배 및 인삼을 주로 수출하는 경북 북부지역도 수출 중단위기인데 능금농협 영주지소 경우 수출용사과 3천t을 확보했으나 수출대행업체들이 선적을 미뤄 현재 저온창고에 보관중인 300t을 그대로 쌓아두고 있다.

풍기특산물 영농조합법인도 지난 2월 미국LA 현지 유통회사와 인삼(홍삼) 100만달러 수출계약을 맺고 지난 7월 1차분(23만달러)을 수출했으나 2차분(35만불)은 환차손으로 수출을 중단했다. 2차분 수출계약 당시 환율이 1천200원대였으나 환률이 급락, 당초 원화 수출단가가 4억2천만원에서 3억7천100만원으로 떨어진 것.

상주원예농업도 수출영 상주배 39t(1천500상자)을 확보해 포장작업까지 끝냈지만 환차손으로 선적하지 못하고 있고 안동시와 예천군의 사과수출도 이달부터는 완전히 끊겼다.

능금농협 영주지소 김수연 수출담당지도사는 "대만 수출용 부사 사과의 경우 1상자(15kg)당 국내 가격은 7만원 선이나 수출가격은 5만원선이어서 어렵게 확보한 수출선과 신용을 지키기 위해서는 출혈수출을 해야하는 상황이므로 손실차액에 대한 다각적인 보전책이 마련되야 한다" 고 말했다.

이처럼 농산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내수로 전환될 경우 국내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수입의 감소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북도는 22일 대책 수립에 나섰다.

김치행 경북도 기획관리실장은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환차손을 보전해줄 수 있는 수단은 매우 국한돼 있다"면서 "환차손 보조금 지원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한편 환차손 수출보험료에 대한 도비지원, 농수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 해외 판로 개척 등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용'이희대'정경구'엄재진'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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