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신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 철거설과 호칭 변화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 내부의 '이상징후설'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22일자는 사설을 통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북한 언론들의 호칭 변화와 초상화 철거 등을 근거로 북한 내부에서 정변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른바 '이상징후설'을 다시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사설은 국내에서는 사실상 해프닝으로 정리된 김 위원장에 대한 호칭 변화를 주된 근거의 하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북한 때리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설은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이 지난 4∼6월에도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보도할 때 '위대한 영도자'나 '경애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수차례 뺐던 사실은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설은 이밖에 고영희 사망설, 북한의 휴대전화서비스 중단설, 반정부 삐라 살포설 등 각종 외신 보도를 종합해 북한 내부에 모종의 중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뉴욕타임스 역시 23일자 보도에서 탈북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재미교포 신동철(미국명 더글러스신)씨의 말을 빌어 "최근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는 포스터들이 공공장소에 부착되고 휴대전화를 통해 내부 동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등 권력균열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도 22일 "평양에서 최근 권력 다툼의 조짐이 일고 있으며 초상화 철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 내부의 '이상징후설'을 재차 제기했다.
특히 신문은 러시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 "북한 정권은 현재 1명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군부 전체가 나서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이들 가운데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고 김 위원장의 위상에 큰 변화가 있는 듯 보도했다.
그렇지만 북한 관영 언론은 지난 20일과 23일 김 위원장의 잇따른 조선인민군산하 군부대 시찰 소식을 전해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외부에 과시했다.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김영주 교수는 "지금의 외신 보도 행태를 꼼꼼히 살펴보면 김일성 사망 오보를 냈던 당시와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다"며 "일시적으로 호칭 변화가 있었고 초상화가 일부 철거됐다는 점 등을 이상징후의 근거로 단정하는 것은 북한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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