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부정 첫 제보 학생 "대물림 소문일 뿐"

경찰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사건의 첫 제보 학생은 "'대물림'이 있었다는 얘기는 소문으로만 들었다"며 대물림의 실체를 부인했다.

이 학생은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수능 부정행위 관련 제보의 글을 띄운 '네티즌'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생은 수능 하루전인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께 전남지방경찰청 112지령실에 이번 부정행위 연루자와 가담학교, 방법 등 상세한 제보를 해 왔고 경찰은 이 제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25일 광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수능 부정행위를 처음으로 제보한 광주 모 고교 3년 A(18)군은 24일 오후 10시께 경찰서가 아닌 모처에서 2시간여동안 경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이번 수능 사건을 촉발시킨 A군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부정행위를 실제로 옮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중상위권 성적인 A군은 특히 "9월 초 친구들이 커닝을 하자고 제의하고 계속 종용했지만 이번 부정행위 방법이 제대로 될까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대물림 의혹에 대해 "작년에 10여명이 부정행위를 해 좋은 대학에 갔다는 얘기를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며 그때는 어떻게 부정행위를 했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진회'는 없으며 브로커도 전혀 없었다"고 진술, 일진회 등 폭력서클에 의한 강압설, 외부세력 개입 의혹도 일축했다.

이와 함께 A군은 "부모님께 MP3 등을 산다고 하면 30만원 이상의 돈은 주신다. 부모님들은 부정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학부모 묵인'의혹도 부인했다.

또 이 학생은 "제보 내용 때문에 자신이 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띄운 학생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데 자신은 결코 제보 전화 외에 제보의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해 교육청 홈페이지 제보자는 다른 수험생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의혹이 증폭됨에 따라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제보 학생을 다시 만난 것이고 제보 학생의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번 수능 부정 사건 가담자 141명에 대한 전원 재조사 방침을 밝힌 경찰은 이학생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진위 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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