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음식 김치가 밥상머리를 넘어 어엿한 산업으로 올라서고 있다.
올들어 김치 수출이 폭증하면서 외화획득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한 것.
특히 국내 연예인들이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면서 김치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욘사마에 이어 김치 열풍
24일 대구 달성1차산업단지 (주)정안농산. 수출용 김치 생산 라인이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즐겨찾는 미니컵 김치 라인은 납기를 맞추기 힘들 정도.
최근 욘사마 배용준으로 상징되는 일본내 한류(韓流) 열풍은 김치 돌풍의 기세를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지역 최대, 국내 2위 김치수출업체인 정안농산의 경우 올해 일본으로 수출한 김치가 2천500여t(73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7% 증가한 것인데 연말까지 총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3천t이 무난할 전망. 1999년 일본 NHK에서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입증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이후 찾아온 또 한번의 돌풍이다.
이 회사 이경신 생산팀장은 "1999, 2000년 일본에서 김치돌풍이 일어난 이후 지난해까지 일본으로의 김치수출량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주문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인기있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김치가 저가공세를 펴며 일본시장에서 한국 김치를 맹렬히 쫓아오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여전히 한국 김치를 선호한다고 했다.
한때 김치 원조 논쟁에 휩싸였던 기무치조차 이미 한국 김치에게 자리를 내준 지 오래.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건너온 우동을 자기 음식으로 느끼듯 이제 일본인들도 한국 '김치'를 자기들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또 건강·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본인들의 90%이상이 김치를 즐긴다는 것.
일본인은 짜고 매운 김치보다는 단맛이 강하고 숙성이 덜 된 김치를 선호한다.
예전에는 장아찌처럼 김치를 단순한 반찬으로 인식했지만 최근들어 숙성된 김치를 이용, 김치찌개나 김치전 등 다양한 김치요리를 만드는 일본 가정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수출업체들도 이러한 일본인들 입맛에 맞춘 상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키토산, 구연산 등을 넣어 자연숙성을 최대한 늦추고 맛, 규격 등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정안농산의 경우 최근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TRM)센터와 협력하는 등 연구개발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이를 통해 18종류의 수출용 상품을 시판하고 있다.
◇한류는 이어진다.
김치 수출업계에 따르면 일본 김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중국산 김치가 몰려오고 국내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것.
때문에 대만, 사이판, 괌 등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는 회사가 늘고 있다.
아직 양이 많지 않지만 주문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시장확대 가능성과 관련, 업계는 김치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일본에서 자리잡은 것처럼 웰빙 바람을 일으키면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김치맛을 수출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저장·유통 방법 개선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 유럽 진출을 시도했다가 저장·운송기술의 문제로 해외에 도착하면 김치가 이미 숙성되어버려 신규 시장 개척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김종수 정안농산 영업이사는 "중국산 저가 김치를 이기고 고품질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포장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브랜드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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