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 오늘-소록도 갱생원 완공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한하운 '전라도 길-소록도로 가는 길')

1939년 11월 25일 전라남도 고흥반도 남쪽 끝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는 소록도에 갱생원이 완공됐다. 이후로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小鹿)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에 냉대와 멸시의 차가운 역사가 계속됐다.

소록도와 나병(한센병) 환자들과의 관계는 1910년 외국 선교사들이 이 섬에서 운영하던 '시립나요양원'에 나병환자들을 수용하면서 시작됐다.(1916년 '소록도자혜병원'으로 정식 개원). 1960년 치료 위주로 관리 정책이 바뀔 때까지 이곳은 '천형(天刑)의 땅'으로 일반인의 출입조차 금지되기도 했다. '소록도갱생원', '국립나병원' 등의 이름을 거쳐 '국립소록도병원'의 정식명칭을 갖고 있지만 '정상인'들의 소록도에 관한, 그리고 한센병에 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섬 전체가 울창한 산림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는 '작은 사슴섬'은 여전히 슬픔의 역사를 안고 있다.

▲1501년 퇴계 이황(李滉) 출생 ▲1875년 영국, 이집트로부터 수에즈 운하 매입 ▲1936년 일본-독일 방공협정(防共協定) 조인 ▲2001년 미국 ACT사 첫 인간배아 복제 성공.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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