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회동 여야 반응

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여야 대표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은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며 청와대 회동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한나라당은 "(여야 간)시각차를 확인했다"며 다소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우리 정치가 남북문제, 통상외교 등에 있어 초당적 협력으로 국익을 추구하는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지금은 영수시대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책현안에 대해선 여야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대통령에게 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철회하라'는 주장은 의회주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도 "여야 간 매우 솔직한 대화가 오간 데 의미가 있으며 상호 간에 신뢰를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회동 자리에서의 박근혜(朴槿惠) 대표 발언을 전하는 이상의 얘기는 없었다.

심지어 "회담 분위기가 어땠느냐"는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의 질문에 박 대표는 "글쎄요"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경제민생 문제를 강조하고 여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 얘기했다"며 전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같은 야당이면서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는 "생산적 만남이었다"고 긍정 평가해 대조를 보였다.

한 대표는 "각 정당을 대표하는 지도부가 대통령과 함께 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토대로 국정을 논하는 자리였던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자민련 김 대표도 "어떤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여야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점도 함께 협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생산적인 회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