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전통과자 중에 강정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 '속빈 강정'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물론 모든 강정의 속이 빈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강정은 속이 푸슬푸슬하게 만들어져 있다.
물론 아삭아삭 씹는 느낌이 좋고 먹기에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크기에 비해 실속이 별로 없는 모습을 빗대어 속빈 강정이라 한다. 사람의 인격에 대해서도 그렇고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그러한 말을 적용하는 것 같다.
겉은 화려한데 속은 별로 든 것 없는 모습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옛날의 일이지만, 필자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서울 남대문 옆 무역회관을 지나던 때가 있었다. 항상 수출액은 커다란 숫자로 써 놓았는데, 수입액은 적어 놓지 않았다.
여기에 의문점을 가져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사실 수출입에 있어 적자를 기록한 때였다. 우리나라 기업의 순위도 순이익보다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닐까?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학위 자체에 관심을 가질뿐 그에 해당하는 진정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하여 간판이라는 것 때문이다.
이 역시 속이 빈 강정과도 같을 뿐이다.
진정 알찬 모습은 무엇일까? 이는 속과 겉이 일치하는 사람일 것이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요 조물주의 법칙이다.
자신의 알찬 속을 너무 숨기는 것도 위선이요, 자신의 속이 빈 모습을 겉치레로 감추려는 것은 외식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지 않을까.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고,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무시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이다. 뱁새는 뱁새로서, 황새는 황새로서 서로 어울릴 때 세상은 아름답고 알차게 이루어지는 법이다.
나요섭 대구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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