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부정' 의혹 휴대폰 메시지 550여건

경찰이 수능 시험 당일 전국에서 전송된 휴대전

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결과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문자메시지가 550여 건에 이르

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광주 이외의 지역에서도

일어났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수사 주체인 경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의심스러운 문자메시지의 수를 부정행위 가담자의 수와 단

순 비교해 섣부른 예단을 할 수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 '의심메시지 550여 건'= 경찰이 추출해낸 '의심메시지' 550여 건은 순전히

숫자로만 구성된 문자메시지들이다. 경찰은 개인정보 침해 등을 우려해 한글이 1자

라도 포함된 메시지는 압수수색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따라서 부정행위 당사자들이 메시지에 '수리가 12345..' 식으로 답을 썼다면 경

찰의 이번 검색 대상에선 빠지게 된다.

전송시각은 수능 시험일인 17일 오전 8시40분~오후 6시15분이며 쉬는 시간과 점

심시간에 전송된 메시지도 제외됐다.

시험시간에 전송된 메시지 가운데 숫자로만 구성되고 숫자 배열도 수능 과목의

각 정답 순서와 유사한 것들을 걸러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에 지목된 550여 건이 모두 '부정과 관계된 문자메시지'라거

나 '550'이라는 수를 부정행위 연루자의 수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를테면 어느 한 '선수'가 여러 명의 수험생에게 답안을 동시 전송했을 수도

있고 '시험장 밖'에서 수험생과 무관하게 주고받은 메시지도 포함됐을 수 있다.

1교시 '언어영역'이 끝나면 곧바로 시험장 외부에서는 답안이 공개되는데 2교시

를 치르는 학생들에게 '시간 날 때 맞춰보도록' 1교시 답안을 전송해 주는 경우도

포함됐을 수 있다.

한편 KTF도 이날 중으로 숫자로 조합된 문자메시지 목록을 경찰에 제출키로 돼

있어 '의심 메시지'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광주 지역 부정행위의 대부분이 KTF 이용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50여

건에 달하는 의심 메시지를 통해 수능 부정 조직이 광주 이외의 도시로 확대될 가능

성이 크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 대리시험 여부도 '촉각'= 서울경찰청이 이날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 협조

를 요청해 시교육청에 개별적으로 제출된 응시원서를 정밀 판독하기로 함에 따라 서

울 지역의 대리시험 여부도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고교 졸업 후 주소를 옮긴 수험생들은 시교육청에 개별적으로 응시원서를 접수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이 아닌 대리시험 응시자들의 사진을 붙인 원

서가 제출됐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측이다.

실제 광주에서는 3년 연속 대리 시험을 치른 학생이 적발된 사례가 있고 수능

전에도 노골적인 대리시험 광고 행위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 점으로 미뤄 '대리시

험'도 전국으로 확대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시교육청에 접수된 원서의 사진과 응시자의 실제 주민등록사진을 꼼꼼

히 비교해 대리시험 응시자를 찾아낼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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