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가침박달나무'이지 박달나무와는 전혀 다른 천연기념물입니다.
"
대구시 앞산 정상의 경찰통신대와 헬기장 사이 등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군데군데 앙상한 가지의 나지막한 나무들이 눈에 띈다.
스쳐지나기 쉬운 이 나무들은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제387호인 '가침박달나무'.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9월 발견된 앞산의 가침박달나무는 총 50여그루가 천연군락을 이뤄 자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전라도와 충북 충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라는 것.
환경부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보존할 정도인데, 특히 불규칙적으로 소규모가 분포해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더 높다는 것. 유전자원보호림은 개체수가 작아 그 유전자를 특히 보존할 가치가 높은 수목을 일컫는다.
대구·경북에서는 비슬산에서도 발견되고 있지만 앞산의 박달나무 개체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침박달나무는 장미과 식물이다.
그 씨앗이 바늘로 실을 감쳤을 때의 모양과 흡사하고 단단하기가 박달나무에 버금간다고 해서 '가침박달나무'로 불린다.
겨울철인 요즘은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지만 내년 5월쯤이 되면 은은한 향기를 발산하는 하얀 꽃을 볼 수 있다.
매주 앞산을 찾는다는 등산객 권모(63·남구 봉덕동)씨는 "늘 이 길을 지나면서도 싸리나무나 잡목인 줄만 알았는데 이 나무들이 천연기념물인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내년 봄에 꽃이 핀다고 하니 눈여겨 봐야겠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최근 가침박달나무 군락이 있는 등산로에 안내판을 교체해 상세한 안내를 하고 있다.
안내판에는 가침박달나무 꽃의 모습과 수목의 특성을 새겨넣었다.
또 가침박달나무의 훼손을 막기 위해 등산객들에게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가침박달나무와 종간 경쟁을 벌이는 인근 참나무를 정리하고, 내년 중 시비 500여만원을 들여 유기질 비료도 뿌릴 계획이다.
임성식 남구청 공원녹지 담당은 "유전자와 종 보전의 가치가 높은 가침박달나무가 앞산에 자생하고 있다는 것은 앞산이 산림자원의 보고라는 증거"라며 "내년 봄이 되면 앞산 정상에 지천으로 깔린 아름다운 가침박달나무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