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일 애니메이션'메가히트'가려보자

올 겨울, 한국과 미국, 일본이 애니메이션 전쟁을 벌인다.

한국과 일본의 합작 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를 비롯해 디즈니-픽사의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 워너브라더스의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드림웍스의 '샤크'(Shark Tale),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애니메이션의 대가들이 총출동했다.

이들 작품들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화면이다.

헐리우드산 애니메이션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마치 한올한올 날리는 듯한 머리카락과 숨 쉬는 듯한 피부, 배우들의 연기와 표정을 디지털 기술로 잡아내는 기술은 경탄을 자아낸다.

여기에 2D 애니메이션 특유의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을 자랑하는 한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도 또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신암행어사=지난달 26일 선보인 한일합작 '신암행어사'는 한국 고전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한 작품. 가상의 국가 쥬신에서 암행어사로 활약하는 문수와 그를 호위하는 여검사 춘향을 주인공으로 한 2D 어드벤처다.

양경일, 윤인완 콤비의 원작은 독창적인 내용과 이미지 컷으로 일본에서 먼저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림이다

화려하고 강렬한 팬텀솔져의 디자인과 소환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설명이 필요 없는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아늑하게 펼쳐진 초록색 초원과 언덕, 투명하게 푸른 하늘과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바다, 그리고 그림 같은 골목길과 항구, 시장 풍경 등은 '미야자키 하야오표 수공예 애니메이션'의 고급스러운 색채와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19살 소녀 소피가 어느 날 마법에 걸려 90살의 노파로 변신한다.

소피는 마법사 하울을 만나고 움직이는 마법의 성에서 모험을 겪는다.

◇인크레더블='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의 픽사가 디즈니와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배나온 영웅 밥파의 머리카락은 실제 머리카락보다 찰랑거리고 피부는 진짜처럼 수축하고 팽창한다.

픽사는 전작 '토이스토리'보다 3배 더 많은 세트를 만들었고,'몬스터 주식회사'보다 600개나 더 많은 쇼트를 끼워넣었다.

여기에 순간의 웃음을 포착해 내는 특유의 유머로 영화를 보는 내내 배꼽을 잡게 만든다.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진 미스터 인크레더블. 영웅으로 활약하며 악당을 물리치던 그는 평범하게 살라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보험회사원으로 지루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의 초능력이 필요하다는 사람을 만난다.

◇폴라 익스프레스=산타를 믿지 않는 소년이 북극행 열차인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톰 행크스가 1인 5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실제 배우들의 실사연기를 컴퓨터가 내장된 카메라로 디지털화시켜 가상 캐릭터의 청사진을 만드는 '퍼포먼스 캡쳐' 방식을 통해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창조해낸 이 방법은 톰 행크스의 얼굴에 센서를 부착, 눈썹의 움직임과 근육의 떨림, 표정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그와 꼭 닮은 북극행 열차의 차장을 만들어냈다.

◇샤크='슈렉' 시리즈로 애니메이션의 새 장을 연 드림웍스가 갱스터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작품으로 작은 물고기 오스카와 상어 대부 돈 리노의 한판 승부를 재치있게 담았다.

'샤크'의 무기는 '스쿼시&스트래치' 기법. 애니메이터들이 완성한 2D 그림을 컴퓨터로 자연스럽게 변형시킬 수 있는 이 기법은 출렁이는 물결에 따라 흐느적거리는 해파리, 해초 등을 섬세하고 리얼하게 표현해 냈다.

또 목소리를 녹음하고 그 위에 그림을 입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관행상 윌 스미스와 로버트 드 니로, 안젤리나 졸리, 르네 젤위거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가 캐릭터와 조화를 이룬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사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