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질서 있는 사회

질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다.

서로의 편의를 위해 서로 약속된 규례를 지키는 것이다.

자기에게 약간의 제약이 따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데 최대공약수적인 유익을 가져오게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약 30~40년 전 경험했던 사회질서와 오늘의 사회질서 사이에 약간의 발전은 있어 보이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나만의 지나친 비판적 견해일까.

필자도 질서를 지키지 않은 적이 많다.

그 가운데 기억나는 것 하나는, 15세 즈음 아마도 공휴일이었던가, 시외의 산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새치기를 한 것이다.

줄을 서 있는지도 몰랐고, 아주 뻔뻔하게 앉아서 목적지까지 간 적이 있다.

필자가 미국에서 9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힘들었던 것 가운데 하나는 무질서였다.

마구 달리는 차가 무서웠고 동네길에서 사람과 차들이 혼잡하게 다니는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닐 때는 아예 눈을 감고 다니던 때를 기억한다.

종교사회학자들은 우리나라의 무질서를 자연과 종교에서 찾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무섭게 생명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산야가 변한다.

더욱이 무교의 무당은 망아지경의 굿을 통해 신과 교제한다.

거기에는 어떤 질서보다는 그때 신이 인도하는 대로 제의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종교적 제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만취상태의 무질서를 추구하는 술문화를 가지게 했다.

모든 것이 혼돈과 무질서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물론 우리는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는 지혜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혼란과 위험 그리고 낭비를 가져옴을 무시할 수 없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라 선언된 바도 있다.

기독교의 교훈은 질서를 추구한다.

이러한 점에서 더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종교사회적 사상이라 할 것이다.

나요섭 대구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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