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나비효과

요즘 '나비효과'라는 용어가 이곳저곳에서 자주 들려온다.

나비효과는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가 1979년에 발표했던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다소 긴 논문의 제목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계기가 토네이도라는 엄청난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를 우리는 살면서 종종 경험하게 된다.

나비효과는 코스모스(질서) 상태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카오스(혼돈) 상태에서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아직은 인생에 있어서 카오스 상태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라는 작은 계기로 인해 수능 부정행위라는 엄청난 범죄자로 변한 최근의 사건을 나비효과에 비유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금 대구경제도 일종의 카오스 상태에 있기 때문에 나비효과의 예가 적용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저기에서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들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감이 대구의 하늘 위에 바람처럼 떠돌고 있다.

정말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결정적 계기를 찾아내야 할 절박한 시기로 여겨진다.

과연 무엇이 대구경제의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계기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대구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대안을 찾아낸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런데 나비의 날갯짓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그런 계기가 과거에 우리가 익숙하게 해 온 사업 중에는 없으며, 전혀 새로운 발상을 통해 찾아내려고 노력할 때 겨우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대구는 너무 보수적이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

지나치게 과거의 일에 매달려 있다 보니까 새로운 일을 찾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구경제의 나비효과는 문화산업 속에 있으며, 그 중에서 특히 창작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을 자주해 왔다.

카오스는 혼돈상태이며 결국 파멸을 가져온다.

더 이상 대구경제가 파멸하기 전에 좀더 열린 눈으로 나비의 날갯짓을 찾아내야 한다.

이재웅 협성 애니메이션아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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