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서 폐기물은 버리는 쓰레기가 아닌 유용한 자원이다.
정확히 말해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남는 찌꺼기인 슬래그는 폐기물이 아닌 바로 '돈'이다.
슬래그는 재활용공정을 거쳐 시멘트와 비료, 바다복토제를 만드는 100여 개 업체에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우수한 철강제품으로 자동차·가전·조선 등 기간산업을 지원하고 부산물로는 시멘트와 비료 등 또 다른 배후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셈이다
포항제철소는 슬래그 등 올해 발생한 폐기물의 98.2%를 재활용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신일본제철도 98%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후발주자인 포스코의 기술력이 선진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상징
포스코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환경법에서만 폐기물일 뿐 국내 어디에서도 생산되지 않는 독특하고 우수한 부산물 자원이다.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는 연간 약 540만t으로 100% 재활용하고 있다.
슬래그는 무기물 돌덩이로 철과 칼슘, 규소 등 유용한 성분은 많은 반면 유해물질이 없어 철강산업에서 가장 우수한 부산물이다.
용광로에서 발생한 고로 슬래그는 시멘트원료로 연간 270만t, 비료원료 20만t, 도로포설용 골재로 50만t씩 공급한다.
제강공정에서 생산되는 제강 슬래그는 고철·시멘트원료 및 도로·항만공사·벽돌·건설용 골재 등으로 연간 170만t이 재활용된다.
내리막 도로의 미끄럼방지를 위해 얇게 덧씌워 놓은 것도 제강 슬래그다.
연간 30만t의 스테인리스강 슬래그도 벽돌·레미콘골재로 사용하거나 시멘트회사에서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슬래그는 대부분 외국에서 사들인 철광석에서 생산된 것으로서 슬래그가 없다면 국내 광산과 하천에서 그만한 양의 자원을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국토보전과 환경오염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고로 슬래그 가운데 물로 급랭시킨 수재 슬래그는 주로 시멘트클링커 혼화제나 슬래그 미분말로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어 시멘트생산용 석회석 자원과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해양생태계 복원재료로 우수성 입증
제강 슬래그 가운데 전로에서 생산되는 전로 슬래그는 도로골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최근 해양환경에서 우수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갯녹음(백화)현상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국내 연안환경을 되살리는 데 전로 슬래그가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민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일반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어초 대신 전로 슬래그 골재를 사용한 인공어초를 설치한 거문도 해역의 경우 해조류 부착속도와 생육이 우수하고 해중림 조성이 단축되는 효과를 거뒀다.
철분을 함유하고 있는 전로 슬래그에서 철성분이 용출되면서 해조류나 식물 플랑크톤의 단백질 구성과 광합성에 필수적인 주 영양소로 사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양식장과 항구 등 유기물질 침전으로 오염된 곳에 전로 슬래그를 복토하면 해저바닥에서 올라오는 유해물질의 흡착·제거효과가 뛰어났으며 지난 2000년 경남 통영의 굴 양식장에서 실험한 결과 굴 생산량이 20% 증가하고, 굴에 포함된 유용한 지방산 함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각종 집진기에서 포집된 더스트나 폐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슬러지도 쇳가루나 석회성분이 많아 95% 이상 재활용하고 있다.
▩시멘트 철분원료의 60% 공급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슬러지는 철분 함량이 높고 불순물이 낮아 시멘트 철분원료로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는 시멘트 철분원료의 60% 수준인 74만t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건설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시멘트 원료를 포스코가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오는 2007년까지 재활용률을 99%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부산물이 연간 800만t 이상 발생하는 포스코에서 이 같은 목표는 기술·경제적으로 달성하기가 어렵지만 오는 2007년 목표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특히 폐기물의 활용가치를 높여 수요산업에 유용한 자원으로 공급하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환경에너지부 전장곤(39) 과장은 "전로 슬래그를 바다목장화에 사용하는 기술은 일본보다 앞서있는 기술로 수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어획량 향상과 바다환경 보전에 좋은 결실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사진: 포항제철은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현재 98.2%에서 2007년 99%까지 끌어올린다는 목
표를 세웠다. 도로골재용으로 재활용되는 슬래그〈사진 위〉, 아래는 해저복토를 위해 투하되는 슬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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