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헬리콥터를 탔다.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직대통령이 슬그머니 주머니서 천 원 지폐 한 장을 꺼내 " 이걸 떨어뜨리면 줍는 한 사람은 기뻐할테지"하고 농담 삼아 화두를 꺼내자 현직대동령이 질세라 주머니서 오백원 짜리 동전 두 개를 꺼내 "이걸 떨어뜨리면 두 사람이 기뻐 할 테지요"라고 되받았다. 이를 듣던 파일럿이 속으로 "두 사람을 떨어뜨리면 오천만이 기뻐 할 일이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요즘 시중에 나도는 우스개 거리 중 하나다.
○…우리 속담에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일까. 오늘의 국회는 그야말로 진흙탕이다. 온통 가르친사위들이나 코푸렁이들이 퍼붓는 속내 보잘 것 없는 소리들이 난무한다. 씨가 채 여물지 않은 굴퉁이 호박들이 그럴듯한 요설로 국민들을 현혹하니 시중의 장삼이사들은 어떤 말에 귀 기울여야 하나.
○…우리들에게는 왜 화음이 없나. 어우러지는 소리가 없나. 판소리 마당에서 흔히 어깨를 부딪치며 느끼는 따스한 스킨쉽. 북을 치는 고수가 청중의 추임새에 흥이 겨워 소리판에 더 생명을 불어넣듯 말이다. '얼씨구'하면 '좋다'로 받아넘기면 그 날밤은 온통 훈훈하다. 청중과 소리꾼 사이에는 아무런 벽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소리꾼은 더 훌륭한 소리를 만들고 청중은 그저 기뻐 어쩔줄 모르고.
○…요즘 부쩍 책임자들의 소리가 심상치 않다. 더욱이 대통령이라면 그 일거수 일투족이 세인의 주목을 받는다. 그만큼 중요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어제 한 방송사 리셉션에서 "가끔 내게 언론이 '왜 조질까'를 생각해 봤다"고 했다. 비록 '보통 말로'라는 단서를 붙이고 '조진다'는 표현을 했지만 어딘가 적절치 못해 보인다. '조진다'는 말이 어디 아무나 아무 곳에나 쓰일 수 있는 말인가.
○…캄캄한 밤에 한 소경이 등불을 들고 오고 있었다. 마주서 걷던 한 사람이 "당신은 앞을 못 보는데 왜 등불을 켜고 다닙니까?"고 물으니 "나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마주 오는 사람이 이 등불을 보고 걸으면 안전할 것입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쩌면 지금 오천만은 지폐도 동전 필요하지만 그보다 이런 등불의 소리를 더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이런 기쁜 소리 말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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