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조치의 추가연장을 위해 한국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실제 협상 흐름은 예상과는 달리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쌀 협상국 가운데 비중이 큰 미국,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의 관건이라고 보고 이에 총력을 기울여왔으며 나머지 쌀 협상 국가들과의 협상은 보완적이라는 판단하에 큰 무게를 싣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초 농림부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지난 9일과 10일 최정섭 농림부 정책관을 수석 대표로 한 별도협상단이 제네바에서 인도, 이집트, 캐나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과 협상을 갖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예정된 일정은 초반부터 차질을 빚고 있는 모양새. 협상단은 지난 10일 인도와 첫 접촉을 가졌을 뿐이며 캐나다, 이집트,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나머지국가들과의 협상은 모두 이번 주로 미뤄지고 말았다.
협상일정이 지연된 것은 상대국들이 지난 13일 개최된 세계무역기구(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기간에 본부 대표가 오는데 맞춰 협상을 갖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국 대표단 측의 설명.
대표단은 이들과의 회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 9개 국가들과 벌이는 쌀 협상의 전체적 구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며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17일 서울에서 열리는 쌀 협상 국민대토론도 대표단의 입을 닫게 하는 또 다른 구실.
그러나 대표단은 인도의 요구로 지난 13일 2차 회동을 가졌고 14일 회담을 가진 아르헨티나, 당초 예정에 없던 호주도 16일 접촉을 요구한 사실로 볼 때, 연내 협상타결을 시사한 정부의 시각은 안이한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등은 쌀을 생산하지 않는 국가이지만 다른 품목에서의 양보를 요구하며 한국을 애먹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한국 시장에 수출한 실적이 있는 인도는 미·중· 태국 등에 대한 양보가 있다면 자국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며 향기나는 쌀인 '바스마티'가 의무수입물량(TRQ)의 입찰품목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국 외에도 태국과 인도 등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해당 국가들을 직접 방문, 막판 절충을 시도해보겠다는 허상만 농림장관의 최근 발언이 연내 타결을 내다보는 의견에 쉽사리 수긍할 수 없는 또 른 근거다.
제네바의 통상 소식통들은 미·중 외의 나머지 국가들도 일일이 동의해야만 관세화 유예의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간상으로 볼 때 연내 타결전망은 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WTO규정상 연내 타결이 의무사항인 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의 협상 진척도로 보면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WTO는 다음주부터 내년 1월 말까지는 사실상 휴지기에 들어간다.
이들은 제네바에 와있는 별도협상단의 경우, 5개국들에 제시할 확실한 협상 카드를 위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표단은 본부의 지침을 일단 전달한 뒤 상대국들의 반응을 보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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