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축구, 2002 위용 되찾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도대체 한국 축구대표팀을 어떻게 했던 것일까? 한달여전 그가 부임하기 이전만 해도 지리멸렬한 경기를 펼쳤던 한국 축구는 이제 2002월드컵 4강팀의 위용을 되찾으며 비난의 대상에서 찬사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16일 밤 서울 상암구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끊임없이 뛰고 움직이며 수비력이 좋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2대0으로 눌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치열한 경쟁의식을 팀 내에 불어넣어 선수들을 자극했고 태극 전사들은 그들의 강인한 감독처럼 용맹스런 경기를 펼쳤다.

△빠른 패스, 쉼없는 움직임의 공격 축구=아드보카트 감독은 활동량이 많고 공격력이 뛰어난 박지성을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윙 포워드로 넣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을용과 김정우를 동시에 기용, 그의 뒤를 받치게 했다. 박지성은 좌, 우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고 투 톱인 이동국과 차두리도 중앙과 측면으로 수시로 자리를 이동하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수비진들을 혼란시켰다.

좌, 우측 미드필더인 이영표와 조원희도 번갈아가며 수비에 가담, 수비 전형을 수시로 포백으로 변형시키거나 수비수를 5명으로 늘려주는가 하면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체력이 좋고 활동량이 많은 박지성, 이영표, 조원희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는데 성공적이었다. 한국은 빠른 패스로 공격 속도를 높여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진영을 뒤흔들었다.

△강력한 압박,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공격 무력화=한국은 수비로 전환한 순간 공격 최일선부터 수비에 가담했으며 중원의 거센 압박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공격을 둔화시켰다. 위력적인 투 톱 케즈만과 밀로세비치는 김영철과 최진철의 밀착 수비에 막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전에 투입된 202cm의 장신 지기치도 김진규의 밀착 마크에 막혀 제대로 된 헤딩 패스를 떨구지 못했다. 공격력이 좋은 미드필더 부카치가 자주 공격에 가담했으나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짜증을 많이 냈다.

김동진(김진규)-김영철-최진철의 스리 백은 일정한 간격으로 조직력을 유지시키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에게 4개의 오프 사이드를 안겼다.

△치열한 공방전, 한국의 결정타=전반 4분 이을용이 왼쪽 옆줄 부근에서 날린 프리킥이 최진철의 헤딩으로 방향을 틀며 골문에 꽂히자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수비지향적인 미드필더 이을용과 김정우가 세르비아의 공격 차단에 나섰고 노련한 이을용은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가 하면 공격 패스에도 나서는 등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후반 들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공격이 조급함을 띠며 빨라졌다. 그러나 후반 9분 박지성이 왼쪽 페널티 에어리어를 드리블 돌파하며 빠져 들어가는 이동국에게 패스, 슛까지 연결시키는 등 한국의 창조적인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 21분 상대의 코너킥을 끊고 역습에 들어간 이동국이 공을 드리블하다 옆에서 쇄도하는 차두리 등을 막느라 상대 수비가 공간을 열어주자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려 추가 골을 뽑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사진: 1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축구평가전에서 한국 차두리(왼쪽), 최진철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보스코비치(가운데)와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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