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고 싶지 않으면 발리의 해변에서는옷입고 일광욕하세요"
인도네시아의 일간 영자지 자카르타 포스트는 2일 국회가 무슬림(이슬람 교도) 단체들의 압력으로 시대에 역행하는 '코미디 같은' 포르노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며이 법안이 수정되지 않은 채 통과될 경우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포르노 법이 시행되면 쇼핑몰에서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 어깨나 배꼽이 드러나는 옷차림을 한 여성들은 철창 신세를 지든지,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할 판이라고 이 신문은 개탄했다.
이 신문은 "농담이 아니다"며 현재 하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말썽많은 포르노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포르노 법안은 허벅지와 엉덩이,가슴,배꼽 등 "여성 신체의 관능적인 부분을드러내는 행위"로 인정되면 2억 루피아(약 2천100만원)의 벌금이나 2년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가슴을 가리지 않는 풍습을 지켜온 파푸아주(州) 여성들은모두 범법자로 전락하게 되고 "관능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문화.미술품 전시는 정부가 허가한 장소 말고는 용납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지적했다.
또 연애소설을 쓰는 작가와 누드를 그리는 화가는 포르노 유포죄로 감옥에 갇힌채 작품 활동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 신문은 이미 시트콤 스타 안자스마라,모델 이사벨 야히야,미술 큐레이터 짐수팡캇,영화배우 아구스 수와게,사진작가 바디 링가르 등은 이미 극렬 이슬람 단체'이슬람 수호자 전선'(FPI)에 고소를 당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경찰이 '포르노'물을 단속한다며 신문나 VCD 가판대를 급습함으로써이러한 '코미디'는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당초 1992년 하원에 상정된 문제의 포르노 법안이 그동안 잊혀졌다가 최근에 다시 먼지를 털고 등장했다며 여성을 성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마련됐다는 이 법안이 이제는 모든 섹스 관련 죄악의 장본인으로 여성을 '악마화'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힌두교 지역으로,관광업이 생업인 발리섬은 관광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발리인들은 최근 주도 덴파사르에서 회의를 열어 문제의 포르노 법안 폐기 탄원서를 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신질서' 정권 시절 설립된 '인도네시아 울레마협의회'(MUI)와 FPI,'이슬람 포럼'(FUI) 등 무슬림 단체들은 국가의 도덕성 상실을막으려면 반외설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하원의 처리 방향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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