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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골프 '양지 스포츠'로 변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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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입사 후 수년간 승용차 없이 지냈다. 회사 차나 버스, 택시를 타고 다니는 불편이 있었지만 속으로 '차 없는 즐거움'을 예찬하곤 했다. 출퇴근길 만원 버스 속에서 본 시민들의 모습과 택시 기사가 전해 준 다양한 얘기들은 당시 초년병 사회부 기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걸어 다니면서 보고 생각한 것은 종종 좋은 기사가 되었다.

15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 스포츠를 수년간 담당하면서 '골프를 치지 않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훗날 신나게 골프를 치는 날 왜 좀 더 일찍 골프를 배우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현재 골프를 못 치는 것은 큰 기쁨이다.

스포츠 기자들이 흔히 받는 주변 사람들의 부킹 부탁에서 자유로운 것은 골프를 치지 않는 가장 큰 장점이다. 수요가 넘치는 덕택에 콧대높은 장사를 하는 골프업계 관계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아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일이다. 골프에 빠지지 않았기에 여러 가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다행스럽다.

그렇다고 골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느냐, 어떤 스포츠가 최고냐는 질문을 받으면 주저하지 않고 골프라고 대답한다. 골프가 최고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건강을 위한 취미로서 뿐만 아니라 경기로서도 재미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전신운동으로 몸을 부드럽게 하고 겉보기와는 달리 운동량도 풍부한 편이다. 젊어서 스포츠와 거리를 두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어 체력 걱정을 하지 않고 배울 수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고 3, 4명이 4시간 정도 동반 플레이를 하기에 친목 도모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골프는 갤러리가 되거나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측면에서도 축구나 야구 못지 않게 재미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골프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여전히 소수 특권층의 놀이에 머무르고 있다. 연간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1천7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골프가 대중화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골프장 내장객 수는 소수의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이용하면서 크게 증가했을 뿐이고 골프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골프장은 아직도 찾기가 쉽지 않다. 골프가 에티켓을 중요시하는 스포츠이지만 골퍼들의 의식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에서 볼 수 있듯이 골프는 아직도 '음지의 스포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터져 나온 우리 사회의 주된 화제는 로비와 도박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자비로 골프를 치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건전하지 않는 목적으로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골프 파문이 로비와 내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골프장이 많이 생기면서 골프가 이제 투명한 '양지의 스포츠'로 자리잡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교성 스포츠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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