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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보험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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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의 '컬리지엄'은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면서 친목과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기능도 했다. 중세 서유럽의 '길드'나 우리나라의 '두레' '품앗이' 등도 비슷한 경우다. 인류 공동체의 뿌리 깊고 아름다운 미덕이 아닐 수 없다. 근대적 보험은 이를 변형한 새로운 유형이다. 세상이 복잡다단해지면서 불의의 사고나 재앙 발생을 우려해 미리 크지 않은 부담금을 모아 두었다가 유사시 큰돈으로 보상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의 악용이 빈발하면서 역기능도 순기능 못잖게 두드러진다. 보험 사기가 갈수록 '지능화'엽기화'하는 가운데 적발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더구나 보험 사기를 적발해도 보험사들이 회수하는 금액은 지급 보험금의 20~30%에 불과해 가입자들의 피해가 커지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선의의 보험 가입자만 '봉'이 될 정도로 '악의(惡意)가 선의(善意)를 구축'하는 세태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보험금 때문에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이 이들 모자(母子)의 '짜고 저지른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은 경찰이 송치한 이 사건을 재조사, 어머니의 공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7개월간 7개 보험에 가입한 뒤 2003년 9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1억 5천900만 원을 타내고, 지난해 1월 나머지 9억 원을 타내려 했다고 한다.

○…검찰이 이들 모자가 별다른 이유 없이 많은 보험에 들고, 빚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가입했던 보험 해약 뒤 새로 보험에 가입한 점, 이들의 전화 통화 시점 등에 의문을 가지고 수사해 이같이 밝혀졌다지만, 기가 찰 따름이다. 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수사의 기본인 피해자에 대한 조사 없이 졸속으로 사건을 처리한 경찰도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요즘 부쩍 늘어나는 보험 범죄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현주소를 단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해진다.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개인주의로 변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남을 속이고 해치며 양심의 가책 없이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금 사기극을 벌이는 사람들을 보면 사회의 변화가 무서울 뿐이다.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선량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인간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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